[앵커]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북한의 결핵환자들의 치료에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북한 결핵치료에 힘써온 유진벨재단은 오늘(17일) 기자회견을 열어 결핵 약품을 안정적으로 반출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힘써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조혜진기잡니다.
유진벨재단 인세반 회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북한 결핵약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져야한다며 시계를 예로 들었다. 인세반 회장은 "시계가 만약 기분에 따라 빨리 가다 늦게 가다 한다면 시계의 기능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결핵약이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환자들도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
1년에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해 결핵환자를 치료해온 유진벨재단.
결핵환자 중에서도 일반약에는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운 다제내성환자를 집중적으로 치료해왔습니다.
북한에 식량을 보내고 농장과 병원을 세우는 등의 인도지원 사업은 최근 10년 동안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지만, 결핵약은 지속적으로 북한으로 보내왔습니다. 군용으로 전용될 우려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봄에는 약이 한 달 늦게 도착하면서 북한 결핵환자 치료에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우리정부가 결핵약 반출을 늦게 승인했고, 북한정부는 방북단의 비자발급을 지연시켰기 때문입니다. 경색된 남북관계가 그 원인이었습니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환자들의 생명이 위급한 상황. 유진벨재단은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정부와 국민을 향해 정치적 상황을 떠나 북한의 환자들을 살려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녹취] 인세반 회장/유진벨재단
"증가하는 북한 다제내성 결핵 환자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정부가 약품 및 환자 병동 건축자재와 각종 물품에 대해 2-3년 치를 반출 승인해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미국정부에는 다제내성환자 여부를 신속히 판별할 수 있는 진엑스퍼트 장비를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대북제재를 이유로 북한에서 진엑스퍼트 사용을 일부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단은 특히, 치료를 받지 못해 한 해 사망하는 다제내성환자 수는 세월호 사망자 수의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쟁이 아니더라도 남북한 긴장상태만으로도 소중한 생명이 잃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CBS뉴스 조혜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