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여자 49㎏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소희 선수가 인터뷰 중 관중석 난간에 서 있는 부모님을 발견하고 재빠르게 뛰어와 손을 와락 잡았다. (리우데자네이루=박지환 기자)
금메달을 목에 걸고 중계카메라 앞에서 긴장된 모습으로 인터뷰를 이어가던 태극낭자 김소희(22) 선수가 "엄마야, 아빠야"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부모님에게 와락 달려들었다.
김소희 선수는 18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올림픽파크 카리오 아레나3에서 열린 올림픽 태권도 여자 49㎏급 결승에서 티아냐 보그다비치(세르비아)를 7-6으로 누르고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한국에 7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시상식이 끝나고 누구나 들러야 하는 인터뷰존.
방송카메라 앞에서 긴장한 모습으로 인터뷰를 이어가던 김소희 선수는 뒤쪽에서 "소희야 엄마야"하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를 돌아봤다.
딸을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서 보고 싶었던 김소희 선수의 부모 김병호(52), 박현숙(52)씨가 관중석 난간에서 목을 내밀고 딸의 뒷모습을 애타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체육회 관계자가 김소희 선수에게 엄마 아빠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
놀란 김소희 선수는 인터뷰를 하던 중 재빠르게 뛰어와 엄마 아빠 손을 와락 잡았다.
전 세계 강호들을 금빛발차기로 눌렀던 매서운 눈매는 어느새 찾아볼 수 없었고 엄마, 아빠를 그리는 20대 초반의 딸로 돌아와 있었다.
아버지 어머니가 있던 관중석은 김소희 선수가 인터뷰하던 곳보다 2m 이상 높아 세 가족은 잠깐 애절하게 손만 잡았다.
김소희 선수 아버지 김병호 씨. (리우=박지환 기자)
아버지 김병호 씨는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결승전 경기가 끝나갈 때 숨이 멎는 줄 알았다"며 "소희가 금메달을 따내 너무 감격스럽다"고 울먹였다.
'만나면 무슨 이야길 가장 먼저 해주고 싶냐'는 질문에는 "잘했다고 하고 그저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4강전이 끝난 뒤 김소희 선수가 "엄마 아빠가 점심 드시는 것을 먼발치에서 봤는데 부담가지실까 아는 체를 안했다"는 말을 전하자 어머니 박현숙 씨는 "우리도 그랬다, 혹시나 우리보고 경기에 지장있을까봐 보고싶어도 꾹 참았다"고 눈물을 흘리며 태극기로 얼굴을 가렸다.
김병호 씨는 "우리는 사흘 전에 리우에 왔는데 오늘 처음 딸의 손을 잡아봤다"며 "경기장 멀리서 지켜만 봤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