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공사(사진=유튜브)
정부는 21일 북한이 태영호 공사 탈북과 관련해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북한체제 위기론 확산 등 부정적 파급 영향을 차단하고 주민들의 심리적 동요를 방지하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북한 당국이 전날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태영호 공사 탈북과 관련해 "남한 당국이 범죄자를 끌어들여 반공화국 모략 선전과 동족 대결에 써먹고 있다"고 비난한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당국자는 또 "북한 당국이 추가 탈북을 억제해 보려는 의도로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당국자는 "최근 태영호 주영공사 등 엘리트층의 탈북 증가로 국내외적으로 북한의 위상이 크게 추락하고 북한체제 동요 가능성 증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탈북 동기도 김정은 집권 초에는 주로 생활고 때문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북한체제 염증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엘리트 탈북민의 경우 무리한 상납금 부담 가중과 함께 김정은의 공포통치 및 핵·경제 병진노선 등의 불합리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 탈북을 결심하게 된 배경"으로 분석했다.
당국자는 "현재 북한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으며, 내부 체제결속과 대남 국면 전환을 위한 모종의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 매우 높다"고 예상했다.
최근 북한의 대남 비난횟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내용도 더욱 극렬해지고 있다.
당국자는 "이러한 점에서 북한은 앞으로 북한주민들의 동요를 차단하고 추가탈북 방지, 대남 국면전환을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북한의 보복조치로는 주요 탈북민 위해하거나 해외 공관원, 교민 납치, 인권활동 중인 반북 활동가 암살, 사이버테러 등 가능성등을 예상했다.
그러면서 "내일부터 UFG(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이 시작되는 만큼 북한의 테러 위협과 관련해 국민들이 각별히 경각심을 갖고 생활에 임하고 정부의 노력에 협조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우리 정부가 태영호 공사의 귀순을 공식 발표한 지 사흘 만인 이날 '동족대결의 새로운 모략극'이라는 제목의 첫 공식 논평을 발표했다.
통신은 태영호 공사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진 않은 채 "도주자는 많은 국가 자금을 횡령하고 국가 비밀을 팔아먹었으며, 미성년 강간 범죄까지 감행해 그에 대한 범죄수사를 위해 지난 6월 이미 소환지시를 받은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남조선 괴뢰들이 도주자가 대표부에서 당사업을 하였다느니, 항일투사의 아들이라느니 하는 등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늘어놓으면서 도주자의 더러운 몸값을 조금이라도 올려보려고 무진애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또 "사건발생초기부터 영국 측에 도주자가 감행한 범죄행위들에 대해 알려주고 조사를 위하여 범죄자를 넘겨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측은 자기 나라 주재 외교관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스스로 저버리고 여권도 없는 도주자들을 남조선에게 고스란히 넘겨줌으로써 법치국으로 자처하는 영국의 영상을 스스로 더럽혔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