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철우, 이완영 의원 (사진=자료사진)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3선)과 정보위 간사 이완영 의원(재선)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를 두고 말없는 신경전을 벌이게 됐다.
국방부가 사드배치 예정지로 거론됐던 성산포대 대신 경북 김천과 가까운 롯데 스카이힐 성주골프장을 제3후보지로 염두에 두면서다.
김천을 지역구로 한 이철우 의원은 다급해진 모양새다. 사드 불똥이 튀면서 아예 "사드를 어디다 갖다놨는지 시민들 모르게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폈다.
이 의원은 23일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가의 특급비밀 무기는 대통령 권한이고 국군 통수권 문제이기 때문에 아무도 모르게 갖다놔야 한다"며 "시민들이 전혀 모르도록 하는 것이 국방의 의무"라고 말했다.
주민들과 부지 합의가 되어야 하는데 비공개 배치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해당 지역 주민들과 부지 합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잘못된 국방 정책"이라며 "주민 합의가 필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주민 합의가 필요 없다는 주장에 대해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하면서도 "원내대표도 제 이야기에 공감이 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면 성주를 지역구로 둔 이완영 의원은 한시름을 놓았다.
정보위 간사이기도 한 이 의원은 사드 배치 논란이 촉발된 이후 40여일 동안 수염도 깎지 않고 지역구와 서울을 오가며 성주 군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그는 "신규 후보지 물색에 국방부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사드 투쟁 위원회가 제3 후보지를 검토하겠다는 결정이 난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40여일만에 군민의 뜻을 수용해 성산포대가 아닌 군내 제3 지역 배치를 정부에서 검토하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사드 배치가 김천 지역으로 넘어가면서 해당 지역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김천시는 '김천사드배치 반대투쟁위원회'를 구성하고 23일부터 매일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오는 24일에는 1만명이 모이는 대규모 궐기대회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