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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정'부터 '벤허'까지…추석 극장가 시대극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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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정'부터 '벤허'까지…추석 극장가 시대극 전쟁

     

    동서양의 다양한 시대극이 다가오는 추석 대목 극장가에서 관객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한국영화 '밀정' '고산자, 대동여지도'(이하 고산자)와 할리우드 영화 '매그니피센트7' '벤허'가 그 면면이다.

    먼저 다음달 7일 개봉하는 '밀정'(감독 김지운)은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제 경찰 사이의 암투와 회유를 그리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은 일제를 상대로 무장투쟁을 벌이는 의열단의 새로운 리더 김우진(공유)과 의열단의 조력자가 돼 핵심 정보를 빼내라는 특명을 받은 일제 경찰 이정출(송강호)이다.

    조선인 출신 일본경찰 이정출은 무장독립운동 단체 의열단의 뒤를 캐라는 특명으로 의열단의 리더 김우진에게 접근한다. 한 시대의 양 극단에 서 있는 두 사람은 서로의 정체와 의도를 알면서도 속내를 감춘 채 가까워진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가 쌍방간에 새어나가고 누가 밀정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 그 와중에 의열단은 일제의 주요 시설을 파괴할 폭탄을 경성으로 들여오기 위해, 일본 경찰은 그들을 쫓아 모두 상해에 모인다.

    '밀정'은 명장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 공유 등 명배우들의 호흡이 빚어낸 기대작으로 꼽힌다.

    '밀정'과 같은 날 개봉하는 '고산자'(감독 강우석)는 시대와 권력에 맞서며 가장 크고 정확한 대동여지도를 만든 지도꾼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를 담았다. 9개월간의 촬영을 거쳐 우리 땅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낸 점도 볼거리로 꼽힌다.

    지도가 곧 권력이자 목숨이었던 시대, 조선의 진짜 지도를 만들기 위해 두 발로 전국 팔도를 누빈 김정호(차승원)는 지도에 미친 사람이라는 손가락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지도 제작에 몰두한다.

    나라가 독점한 지도를 백성들과 나누고자 하는 일념 하나로 대동여지도의 완성과 목판 제작에 혼신을 다하는 김정호. 하지만 안동 김씨 문중과 대립각을 세우던 흥선대원군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손에 넣어 권력을 장악하려고 한다.

    실존인물인 김정호가 언제 태어나고 사망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학계에서는 1801년경 황해도에서 태어나 1866년 사망했다고 추정할 뿐이다.

    영화의 원작 소설 '고산자'를 쓴 작가 박범신은 부족한 역사적 자료 대신 당시 시대상과 대동여지도에 담긴 김정호의 정신을 기반으로 캐릭터를 빚어냈다. 박범신은 "김정호는 국가 권력이 장악하고 있는 국토에 대한 정보들을 한 장의 지도로 완성해서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어했다"며 "완전한 민주화를 꿈꿨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정신 속에 위대함이 있다"고 전했다.

    ◇ 한국영화는 실화 바탕…할리우드 영화는 리메이크작 눈길

    이병헌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다음달 14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 '매그니피센트 7'(감독 안톤 후쿠아)은 서부영화의 정석이라 불리는 '황야의 7인'(1960)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1879년, 평화로운 마을 로즈 크릭을 무력으로 점령한 보그 일당의 탐욕적인 악행과 착취로 인해 선량한 사람들이 이유 없이 쫓겨나게 된다. 남편의 억울한 죽음을 지켜본 엠마는 치안 유지관을 가장한 현상금 사냥꾼 샘 치좀(덴젤 워싱턴)을 찾아가 전 재산을 건 복수를 의뢰한다.

    샘 치좀은 도박꾼 조슈아 패러데이(크리스 프랫), 명사수 굿나잇 로비쇼(에단 호크), 암살자 빌리 락스(이병헌), 무법자, 추격자 그리고 인디언 전사까지 7인을 모아 모든 것을 날려버릴 마지막 결전을 준비한다.

    '황야의 7인' 역시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1954)를 미국 서부 개척 시대로 무대를 옮겨와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마지막으로 아직 개봉일을 정하지 못한 '벤허'(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브)는 로마 시대, 형제와도 같은 친구의 배신으로 가문이 몰락하고 노예로 전락한 주인공의 복수를 담은 영화다.

    이번에 개봉하는 작품은 네 번째 리메이크작으로, 아카데미 최초 11개 부문을 석권한 1959년작에 충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 제국 시대, 예루살렘의 귀족 벤허(잭 휴스턴)는 로마군 사령관이 돼 돌아온 형제와도 같은 친구 메살라(토비 켑벨)를 반갑게 맞이한다. 그러나 메살라의 배신으로 벤허는 가문의 몰락과 함께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노예로 전락하고 만다.

    5년간의 노예 생활 끝에 돌아온 벤허는 복수를 결심하지만, 사랑하는 아내 에스더(나자닌 보니아디)의 만류로 갈등한다. 이에 일데르임(모건 프리먼)의 도움으로 간악한 복수가 아닌 진정한 승리를 위해 제국에 맞서 목숨을 건 전차 경주를 준비한다.

    당시 최고의 스포츠였던 위험천만하고 스릴 넘치는 전차 경주 장면은 마치 실제 경기장에서 관중이 된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생생한 현장감을 자랑한다. 실제 배우들은 완벽한 명장면의 재현을 위해 12주의 혹독한 훈련을 받은 뒤 32일간의 촬영을 진행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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