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에 제작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2054년 '워싱턴시'를 배경으로 한다.
이 영화에서 주연인 톰 크루즈는 군중속에 숨어도 홍채인식을 통해 개인이 식별돼 광고를 듣기도 하고 지하철 요금을 내는 등 모든 개인식별이 '홍채인식'을 통해 이뤄진다.
결국 톰 크루즈는 타인의 홍채를 이식받아 시스템의 추적을 피한다는게 골자다.
삼성이 이달 초 미국에서 처음 공개하고 지난 19일부터 국내에서 시판에 들어간 갤럭시 노트7이 바로 이 '홍채인식' 기술을 적용하면서 이 영화에서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에 대해 홍채인식 시스템을 개발한 삼성전자 김형석 상무는 23일 '그런일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먼저 홍채는 눈의 각막 뒤에 위치한 동공주위의 조직으로 수축과 이완을 통해 동공의 크기를 조절하는 것으로 영유아기때 한번 고정되면 변형이 되지 않는다.
이는 유전자의 영향을 받지도 않기 때문에 쌍둥이라도 홍채는 다르고 심지어 동일인이라도 왼쪽과 오른쪽 눈의 홍채가 다를 정도여서 개인식별을 위한 궁극의 수단 가운데 하나다.
갤럭시 노트7에 적용된 홍채인식 기술은 카메라를 통한 비접촉식 인식으로 거부감이 적어 ID와 비밀번호 등의 입력절차를 대체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른바 '삼성패스'다.
삼성은 이 삼성패스로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우리은행과 신한은행,KEB하나은행과 미국의 주요 은행들과 협의를 진행중이다.
홍채인증만으로도 로그인이나 계좌조회, 이체 등의 거래를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런 서비스가 관심을 모으면서 앞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와 같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의심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삼성전자 김형석 상무는 이를 일축했다.
'불가능'하다는 것. 홍채는 사람이 사망하거나 눈에서 떠나면 4초 이내에 풀어져 버리기 때문에 안구를 적출해도 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영화는 단지 극적인 내용을 주기 위한 허구라는 것.
컨택트렌즈처럼 홍채를 카피해 쓸 수 있지 않느냐는 의문에 대해서도 LED 적외선 영상을 홍채에 쏘고 이를 받아서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카피된 홍채는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김 상무는 밝혔다.
홍채정보가 누출되는 경우에 대해서는 설령 누출된다고 하더라도 홍채영상에서 나온 것이 복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탈취된 홍채정보로 사람의 홍채를 만들어 낼 수는 없다는게 김 상무의 말이다.
홍채 정보는 서버에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폰에 단독으로 보관돼. 인증과정에서 사용된 정보를 가로채도 그 폰만 뚫린다는 것이다.
쓰던 노트7을 중고로 팔 경우에도 '팩토리 리셋'을 하면 완벽하게 홍채정보가 사라진다고 김 상무는 밝혔다.
김 상무는 홍채인식 기술이 앞으로 안경을 쓴 사람이나 야외 등에서도 제대로 작동하도록 성능을 개선하는 연구가 진행중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