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의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 위기에 내몰린 한진해운의 생사윤곽이 25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생사윤곽의 핵심은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한진해운 회생을 위해 얼마를 내놓느냐에 달려 있다.
업계에서는 비관적인 전망과 함께 채권단과의 절충안 도출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진해운은 25일 회사 정상화 계획이 담긴 추가 자구안을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제출할 예정이다.
자구안에는 용선료 조정 방안과 유동성 부족 해결을 위한 한진그룹 차원의 지원방안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이 내년까지 필요한 운영자금 부족분은 1조 원 가량이다.
한진 측은 그동안 최대 4천억 원까지 마련하겠으니 나머지는 채권단이 메워 달라는 입장을 보인 반면, 채권단은 최소 7천억 원을 자체 조달 못하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조양호 회장이 얼마만큼의 지원을 결심하느냐가 결국 이번 추가 자구안의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비관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1000%를 넘은 상황인데다 주주에 대한 배임 등 법적책임 문제도 있어 한진그룹이 더 이상 추가지원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회장이 한진해운의 손을 놓기로 결심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 때문에 최근 육상운송 계열사인 한진이 한진해운의 핵심자산인 미국 서부 롱비치터미널의 지분을 인수한 것도 서둘러 한진해운의 알짜자산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육·해·공 통합물류기업을 지향해 온 한진그룹과 조양호 회장이 선친인 고(故) 조중훈 창업주가 상당한 애착을 가졌던 국내 해운업계 1위 선사 한진해운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당국과 채권단이 강경입장을 보이고는 있지만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는 곧 청산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해운·항만·물류 등 관련 업계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와 사재출연 등을 통해 기존에 약속한 4천억 원에 천 5백억 원 가량을 추가로 마련하기로 약속하고, 나머지는 채권단이 지원하는 선에서 절충안이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한진 측이 이날 추가 자구안을 제출하면 채권단은 조건부 자율협약이 만료되는 9월 4일까지 수용여부를 최종결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