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당시 통감관저 터 모습. (사진=서울시 제공)
경술국치일인 지난 1910년 8월 29일 일제에 의해 한일합병 조약이 강제 체결되며 나라를 잃고 식민시대가 시작된다.
경술국치 한 세기 만에 한일합병 조약이 강제체결된 곳인 남산공원 통감관저터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피해 할머니들을 기억하기 위한 추모공간인 '기억의 터'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억의 터' 조성 추진위원회는 경술국치일인 8월29일 오후 1시 남산 통감관저터에서 민‧관 협력으로 조성한 '기억의 터' 제막식을 갖는다고 25일 밝혔다.
제막식에는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박원순 서울시장,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 기억의 터 최영희 추진위원장과 모금 참여자 등 12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247명의 성함과 증언을 새긴 '대지의 눈',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글귀가 새겨진 '세상의 배꼽' 두 작품이 설치되고, 기존의 '통감관저터 표지석'과 '거꾸로 세운 동상'이 함께 어우러져 역사적 의미를 더하게 된다.
일본군에 고통받은 '위안부' 피해자 추모 공간으로 만들 '기억의 터'. (사진=서울시 제공)
이번에 제막하는 기억의 터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세계적 인권이슈로 부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아픔을 기리고 기억하는 공간조차 없다는 현실에서 시작돼 지난 2015년 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특히 범국민 모금운동 '기억의 터 디딤돌 쌓기'를 통해 초등학생부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단체 등에 이르기까지 1만 9755명이 모금에 참여해 힘을 실었다.
서울시는 '치욕의 공간'이 한 세기 만에, 시민 참여를 통해 '새로운 역사의 공간'으로 거듭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영희 기억의 터 추진위원장은 "피해 할머니들께서는 '반세기를 싸워왔지만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받지 못해 우린 아직 해방되지 못했다'고 말씀하신다"며 "기억의 터가 진정한 해방을 위해, 또한 지금도 전쟁에서 희생당하는 아동과 여성을 위해 인권 평화운동을 전개하시는 할머니들의 삶과 뜻을 국민들이 기억하고 이어가겠다는 약속의 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소감을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제 생존해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분들은 40명으로, 이제나마 '기억의 터' 가 조성되어 매우 다행스럽고 또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 한다"며 "'기억의 터'가 할머니들에게는 위로가, 지금 세대와 미래 세대에게는 역사의 현장이고, 교육의 현장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