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화폐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 것처럼 속여 1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불법 유사수신업체 대표 이 모(49) 씨 등 4명을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회장 비서 장 모(37) 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씨 등은 지난해 1월 가상화폐 거래업체를 차려놓고 투자자들에게 '유니온플러스 코인'이라는 가상화폐를 팔았다.
이들은 '유니온플러스 코인'을 사서 갖고 있으면 이 가상화폐의 가치가 올랐을 때 투자금의 수십 배를 이익으로 얻을 수 있다고 투자자를 현혹했다.
그러나 설명과 달리 이들의 가상화폐는 자산 가치가 없는 '짝퉁' 이었다.
가상화폐는 각국 정부나 중앙은행이 찍어내는 일반 화폐와 달리 온라인상으로만 거래되는 전자화폐의 일종이다.
가상화폐가 일반 화폐와 같은 가치를 지니려면 거래업체가 가상화폐를 실제 돈으로 환전해 줄 자본이나 자산이 있어야 하는데 피의자들은 전혀 없었다.
또 자신들의 가상화폐가 쓰일 가맹점을 전국적으로 확보하고 금융기관과의 연계서비스를 갖출 것이라고 광고했지만 모두 거짓이었다.
가상화폐의 시세 정보도 한 번도 하락한 적이 없는 것처럼 속였다.
이들은 다른 투자자를 더 많이 끌어오는 투자자에게 추가로 배당금을 주겠다고 하는 등 다단계 수법으로 투자금을 불렸다.
미국과 일본 등에도 유령 법인을 만들어 교민과 외국인 300여 명도 끌어들였다.
이런 식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는 총 5723명이며, 이들이 낸 투자 금액은 94억95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들은 투자금 중 70%만 수당이나 배당금 형태로 선순위 투자자들에게 지급됐을 뿐 나머지 돈은 피의자들이 나눠 가졌다.
경찰은 이들이 국내외에 지역 센터를 차리고 투자자를 모집한 만큼 범행에 가담한 다른 조직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