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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중 잇단 자살…강압 논란과 수사 차질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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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수사 중 잇단 자살…강압 논란과 수사 차질의 경계

    롯데그룹 2인자로 통하던 이인원 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한 26일 오전 경기도 양평경찰서에서 경찰 과학수사팀이 이 부회장의 차량을 감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롯데그룹 2인자이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인 이인원(69) 정책본부장(부회장)처럼 검찰 소환을 앞두거나 조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끊이질 않고 있다.

    피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건 안타까운 일일 뿐 아니라 수사당국의 강압 수사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게 나오지만, 자칫 사건이 미궁에 빠지거나 비리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때도 있다.

    이인원 부회장은 29일 오전 9시 30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출석을 앞두기 두 시간 전쯤 경기도 양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롯데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의 수장인 그는 총수 일가 등의 경영 비리 의혹을 밝힐 핵심인물이었다.

    A4 4장짜리로 알려진 그의 유서에는 "비자금은 없다. 신동빈 회장을 믿는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까지 신 회장에 대한 충성심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던 때는, 전날 소환된 신동빈 회장의 가신그룹 중 한 명인 황각규(62) 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이 밤샘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검찰 수사를 받던 롯데 사장단들은 그동안 '함구모드'로 충성경쟁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롯데 고위직은 검찰에 출석하면서 스스로 결의를 다진다는 의미로 바지 속에 '안중근'이란 석 자가 적힌 종이를 부착했던 것으로도 언론을 통해 보도된 적도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이 부회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검찰 관계자는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고인에게 애도를 표하며 명복을 빈다"는 입장과 함께 "수사 일정의 재검토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 소환 등 수사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뜻이다.

    지난해에는 해외 자원 개발 비리에 연루됐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영장실질심사가 있던 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날 극도의 억울함을 호소했던 그의 죽음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확대됐다.

    당사자의 부재 속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는 재판에 넘겨졌지만, 리스트 속 다른 인물들에 대한 수사는 난항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사람을 살리는 수사를 하겠다"던 검찰의 구호도 무색해졌다.

    2014년 말 이른바 '정윤회 문건' 사건 당시에는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경찰관 최모 경위가 승용차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최 경위는 "검찰 수사는 퍼즐 맞추기"라는 말을 남겨 논란이 됐다.

    같은 해 7월에는 납품업체 선정 과정에서 뒷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던 김광재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한강에 몸을 던져 숨졌다.

    같은 공단 간부로 검찰 수사 도중 극단적 선택을 한 부장급 인사의 유서에는 "검찰이 더 큰 걸 자백하라고 했다"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됐다.

    이 외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현대아산 이사회 정몽헌 전 회장도 각각 지난 2009년과 2003년 지금은 사라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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