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제공)
27일(토)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전남 나주에서 6개월 간격으로 발생한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과 '만봉천 간호사 변사사건'의 연관성을 파헤친다.
지난 2001년 2월 4일 나주 드들강에서 알몸의 시신이 발견됐다. 확인된 시신의 신원은 성년을 한 해 앞둔 여고생 민지(가명) 양. 발견 당시 그녀는 발목에 걸쳐진 스타킹을 제외하고 옷이 모두 벗겨져 있었다. 항상 끼고 다니던 반지는 사라진 상태였다.
가족들은 전날 밤 멀쩡히 집에서 동생과 잠들었던 민지 양이 왜 새벽녘에 집을 나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민지 양은 당시 휴대전화를 잃어버려 친구와 연락할 수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왜 드들강에서 죽은 채 발견된 것이었을까. 그 이유는 민지 양의 몸에서 찾을 수 있었다. 민지 양의 몸에서 누군가의 체액이 발견됐고, 이는 성폭행을 의심케 하는 증거였다.
그러나 장기간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체액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알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사건은 미제로 남는 듯했으나 전환점이 만들어졌다.
"2010년에 제정됐던 DNA법을 통해 체액의 신원을 특정했던 것이고요. 그리고 작년에 결정적으로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됐습니다." - 드들강 사건 부장검사 인터뷰 중
지난 2010년 살인 등 8개의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한 DNA 채취가 가능하게 됐다. 그 결과 민지 양의 시신에서 발견된 체액과 일치하는 DNA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해당 DNA의 주인은 일명 '전당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복역 중인 무기수 김 씨였다.
DNA 확인을 통해 체액이 김 씨의 것이라는 게 밝혀지자, 민지 양의 가족은 당연히 그가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검찰은 "확인된 DNA만으로는 김 씨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결국 사건은 다시 미제로 남게 됐고, 살인범은 잡히지 않은 채 시간이 흘러갔다.
검찰의 불기소 결정 이후,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지난해 '사라진 반지 - 드들강 살인사건 미스터리' 편을 방영했고, 지난 8월초 검찰에서 전격적으로 김 씨를 살인혐의 피고인으로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검찰청에서 기소하겠다고 전화가 왔어요. 그날이 우리 딸 생일이었어요. 민지 생일. 그날 아침에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 민지 양의 어머니 인터뷰 중
◇ 연쇄살인의 시작일까, 아니면 그저 우연의 일치일까
(사진=SBS 제공)
드들강 사건에 대한 방송 이후 제작진은 또 다른 제보를 한 통 받았다. 민지 양이 사망하기 꼭 6개월 전 드들강에서 자동차로 불과 20여 분 거리에 있는 만봉천에서 자신의 친구가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만봉천에서 발견된 시신은 나주의 한 병원에 근무하던 신입 간호사 영주(가명) 씨였다. 제보자의 말에 따르면, 시신의 모습은 민지 양이 발견됐을 당시의 모습과 아주 닮아 있었다.
"친구도 엄마한테 실반지를 하나 받은 게 있었어요. 금반지였는데 두껍지 않고 굉장히 얇은 거였어요. 그걸 항상 끼고 다녔었거든요, 왼쪽 손에." - 영주 씨 친구 인터뷰 중
강에서 발견됐다는 점과 알몸 상태의 시신이라는 것, 그리고 항상 끼고 다니던 반지가 없어졌다는 점까지 발견 당시 두 사람의 상태는 꼭 닮아 있었다. 두 사건은 장소와 수법, 성폭행에 이은 살인으로 추정되는 점까지 너무나도 비슷했다.
신입 간호사 영주 씨의 사망은 동일범에 의한 연쇄살인의 시작이었던 것일까, 아니면 그저 우연의 일치였던 것일까.
제작진은 제보를 바탕으로 지난 18일, 정확히 16년 전으로 돌아가 사건 현장에서 프로파일러와 함께 그날을 분석했다. 그리고 취재 과정에서 당시 수사진이 받았던 또 다른 한 통의 제보전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건 발생 한 달 정도 지나 나주경찰서 형사계로 전화가 옵니다. 일반 전화로. 전화가 걸려 와 가지고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 사람을 죽였다." - 미제사건수사팀 팀장 인터뷰 중
과연 사라진 두 개의 반지는 누구 손에 있는 것일까. 이번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드들강 사건과 너무나 닮은 나주 간호사 변사사건에 얽힌 진실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