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와 관련, 유력 언론인 S씨로 지칭되던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 잇단 의혹 제기에 29일 결국 사퇴했다.
사의 표명만으로 관련 의혹을 시인하는 것인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점차 확대되고 구체화되는 폭로에 송 주필이 엄청난 압박을 받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앞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송 주필이 이미 구속된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 등과 함께 초호화 유럽 여행에 나선 사실을 추가 폭로했다.
이에 따르면 송 주필과 박 대표 등은 2011년 9월5일 하루 임대료 2만2천 유로(당시 환율기준 3340만원) 짜리 요트를 타고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출항, 카푸리와 소렌토까지 운항했다.
김 의원은 또 송 주필과 박 대표 2명이 당시 8박9일의 유럽 일정에 쓴 경비만 2억원대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그는 지난 26일에는 유력 언론사 간부 S씨가 박 대표 등과 함께 전세기를 타고 이탈리아에서 그리스까지 여행한 증거를 제시하며 대우조선해양과의 유착설을 주장했다.
그는 28일 회견에선 송 주필의 실명을 전격 공개함으로써 사실 입증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2005년 8월 송 주필의 아내가 거제도 조선소에서 열린 배의 명명식을 진행한 사실도 새로 거론했다.
김 의원은 이런 사실과 정황에 비춰 배임수재죄 등의 적용이 가능하다며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극단적 모럴 해저드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제 이 사건은 그 수준을 넘었다"고 말했다.
중앙 유력 언론사인 조선일보의 현직 주필이 재선의원의 폭로 한 방에 무릎을 꿇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문제는 김 의원의 폭로가 청와대 등 여권 핵심의 대리전으로 인식되는 점이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의혹을 제기해온 조선일보에 대한 여권의 일대 반격인 셈이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물론 김 의원은 우 수석 문제에 대한 '물타기' 지적에 대해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만약 대우조선해양 수사를 하다가 새누리당 의원이 금품 받은 사실이 나와도 (물타기 비판 때문에) 수사를 중단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청와대가 지난 21일 '부패한 기득권' 언론을 지목한 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이자 강성 친박계인 김 의원이 돌연 폭로전에 나선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김 의원은 자료의 출처에 대해 "정확히 말씀 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여러 제보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은 수석대변인 서면 브리핑에서 언론인의 "부적절한 처신" 여부에 대한 진실 규명을 요구하면서도 "하필이면 지금 시점에 조선일보 주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청와대의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한 논평이나 브리핑 자체를 하지 않았다. 다만 이석수 특별감찰관 사퇴 사실을 거론하며 우 수석도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