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명품 슬라이더' 30일(한국 시각) 밀워키 원정에서 14세이브째를 수확한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오승환.(사진=노컷뉴스DB)
'끝판왕' 오승환(33 · 세인트루이스)가 돌직구와 함께 예리하게 꺾이는 슬라이더로 시즌 14세이브째를 수확했다. 팀의 연패 탈출은 물론 자신의 블론세이브 악몽까지 털어냈다.
오승환은 30일(한국 시각) 미국 밀러 파크에서 열린 밀워키와 원정에서 6-5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3명 타자를 상대하면서 탈삼진 2개를 곁들여 완벽하게 잡아내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지난 27일 오클랜드전 1이닝 무실점 이후 거둔 시즌 14세이브째다. 특히 지난 28일 오클랜드전에서 나온 시즌 3번째 블론세이브의 아픔을 씻어냈다. 당시 오승환은 2-1로 앞선 8회 1사 2, 3루에 등판해 1루 땅볼과 내외야 뜬공을 유도했으나 야수 선택과 희생타 등으로 2점을 내줬다.
11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달렸다. 오승환은 시즌 평균 자책점도 1.75에서 1.72로 낮췄다.
1점 차 접전을 든든하게 마무리했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7회초까지 3-1로 앞서 승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7회말 대거 4실점, 역전을 허용하면서 승부가 안갯속으로 흘렀다. 다행히 세인트루이스는 8회 2점, 9회 1점을 내면서 재역전에 성공했다.
당연히 9회말 오승환이 나섰다. 오승환은 첫 타자 스쿠터 제넷을 3구 만에 1루 땅볼로 처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시속 87마일(약 140km) 슬라이더에 좌타자 제넷이 속아 방망이를 휘두른 게 빗맞았다.
후속 타자는 내셔널리그 MVP 출신 라이언 브론. 그러나 브론도 오승환의 슬라이더에 당했다. 슬라이더 2개와 152km 직구로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 몰린 오승환은 이후 139km와 144km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로 브론의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상대 4번 타자 헤르난 페레즈도 마찬가지였다. 오승환은 슬라이더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150km대 직구 2개를 던져 볼과 파울로 1볼-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를 얻었다. 이후 역시 141km 슬라이더로 페레즈의 스윙을 이끌어내 경기를 매조졌다.
공 12개로 1이닝 퍼펙트를 이뤘다. 돌직구 못지 않은 명품 슬라이더로 만든 세이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