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는 헌법상(44조) 불체포특권은 국회의원이 누리는 대표적 특권으로 꼽힌다.
비리 수사 등에 따른 동료 의원의 구속을 막기 위해 국회를 열고 체포동의안을 부결 또는 폐기시키는 이른바 '방탄국회' 논란이 반복되는 것도 불체포특권 때문이다.
이런 불체포특권이 다음 달 1일부터 시작되는 20대 국회 첫 정기회를 기점으로 사실상 사라질 전망이다.
30일 국회의장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의장 직속 자문기구인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는 의원들의 불체포특권 포기를 위한 국회법 개정 방안을 마련했다.
핵심은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체포동의안의 자동 폐기를 막는 것이다.
현행 국회법(26조 2항)은 국회의장이 체포동의를 요청받은 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 이를 보고하고 이때부터 72시간 이내에 표결하도록 하고 있다.
체포동의안이 72시간 이내에 표결되지 않았을 경우 이후 처리 절차에 관한 규정이 없어 표결되지 않은 채 72시간이 지나면 체포동의안은 자동 폐기됐다.
이 때문에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보고되도 처리를 미뤄 폐기시킴으로써 동료 의원 체포를 막는 사례가 빈발했다.
이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는 체포동의안이 72시간 이내에 처리되지 않으면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 자동 상정해 먼저 표결 처리하도록 했다.
신인령(전 이화여대 총장) 추진위원회 위원장과 추진위원들은 오는 31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오찬을 함께하며 이 같은 방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이어 추진위원회는 오는 9월 공청회와 전체회의를 거쳐 불체포특권 포기를 위한 국회법 개정 방안을 최종 확정한 뒤 국회 운영위원회에 넘길 계획이다.
현재 여야가 경쟁적으로 의원 특권 내려놓기에 나서면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상징적 과제로 꼽고 있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아주 큰 상황이다.
앞서 지난 6월 말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 구성에 합의하면서 불체포특권 포기에 원칙적인 공감대를 이룬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