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의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그동안의 구조조정 추진과정에서 관련 상황이 이미 상당 부분 시장에 선반영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합니다."
금융당국이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금융시장 파장 모니터에 들어갔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감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협력업체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 논의에 착수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31일 오전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손병두 금융위 상임위원과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산업은행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한진해운 법정관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관련 사항이 이미 시장에 선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주식시장의 경우에도 한진해운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주가가 올해 초부터 조정돼 왔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또한 한진해운 부실과 대한항공 등도 이미 신용등급을 통해 반영된 만큼, 회사채 시장에서도 파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금융기관 등 은행권에서도 한진해운 여신에 대해 이미 상당부분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상태다.
다만, 금융당국은 협력업체 등의 피해 발생 가능성이 큰 상황인 점을 주목하며 이에 대한 대비에 만전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해운 대리점, 선박용품 공급업 등 관련 협력업체에 대한 매입채무(637억 원) 중 상당 부분이 피해가 예상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부산, 울산, 거제, 창원, 목포 등 5개소에 현장반을 운영하고 기업의 금융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해수부를 중심으로 정부 합동 비상대응 T/F를 구성하고, 화물 수송지연, 선원 피해 및 연관산업 위축 등 해운 항만 부분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산업은행과 현대상선에 한진해운 노선에 대한 대체 선박이 원활히 투입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금융당국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우리나라 기간산업인 해운 경쟁력 약화 우려가 있다"며 "이에 대비해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선박, 영업, 네트워크, 인력 등 우량자산을 인수해 최대한 경쟁력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