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열린 '2016 코카-콜라 롤 챔피언스 코리아' 모습 (라이엇게임즈 제공=연합뉴스)
30도를 훌쩍 웃도는 더위가 이어지던 지난 8월 2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은 더위도 잊은 채 열띤 응원을 펼친 5천여 명 관중으로 가득 찼다.
저마다 사는 곳도, 하는 일도 달랐지만, 체육관을 찾은 목적은 같았다. '2016 코카-콜라 제로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챔피언스 코리아' 결승전을 보기 위해서다.
이처럼 'e스포츠'는 컴퓨터 화면을 넘어 디지털 레저로 자리 잡고 있다. 좋아하는 선수의 경기를 보러 찾아가고 팀의 우승을 기원하는 것은 일반 스포츠와 별반 다르지 않다.
'스타크래프트'를 시작으로 커 온 국내 e스포츠 시장은 롤이 더해지면서 계속 성장세다. 서버 점검 때마다 '롤 게임 서버 점검'이 포털 검색어 상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2일 권정현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e스포츠 커뮤니케이션 본부 총괄 상무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높은 관심에 대해 "e스포츠 대중화를 향한 걸음을 떼고 있다"고 말했다.
권 상무는 일렉트로닉 아츠(EA) 코리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등 세계적인 게임회사의 한국 지사에서 17년 가까이 마케팅을 맡아 온 자타 공인 베테랑이다.
권 상무는 "2011년 출시된 이후 약 5년이 지났는데 많은 이에게 롤이 게임이 아니라 친구와 함께하고 또 다른 재미도 찾는 '놀이 문화'가 된 게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서비스를 하기 전부터 e스포츠 산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회사 차원에서 다져왔다"면서 "우리는 e스포츠를 스포츠로 보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권 상무는 그런 노력의 하나로 'PC방 토너먼트'를 소개했다. 라이엇게임즈는 매주 토요일마다 전국 16개 지역 PC방에서 아마추어 이용자를 대상으로 롤 토너먼트를 진행한다.
첫해 196곳에서 시작한 PC방 토너먼트는 현재까지 2천841곳에서 총 209회의 경기를 진행했다. 첫 대회부터 집계한 누적 신청자 수만 해도 3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 상무는 "롤이 게임을 넘어 축구, 야구 등 인기 대중 스포츠가 되기 위해 중요한 것이 바로 탄탄한 아마추어"라며 "이들의 힘을 믿고 계속 투자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 관객, 팬클럽, 팀 서포터 등이 e스포츠의 중요한 한 축"이라며 "직접 경기장에 오는 팬을 위해 관객의 시야각, 무대 위치 등을 끊임없이 고민한다"고 말했다.
e스포츠 산업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치열하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는 물론 뉴스 전문채널 CNN까지도 한국을 취재하며 e스포츠 산업의 현황과 가능성을 짚었을 정도다.
실제로 시장 조사기관 '뉴주'(Newzoo)는 전 세계 e스포츠 시장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며 오는 2019년에는 10억7천200만 달러(약 1조2천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큰 인기를 끈 1인칭 슈팅 게임(FPS) '오버워치'가 롤의 경쟁 대상으로 부각되기도 했지만, 권 상무는 "e스포츠 시장이 잘 되려면 다른 스포츠도 잘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e스포츠에 도전할 때 세웠던 단계별 목표와 발전 방안 등이 있다"면서 "향후 10년 이내에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중 스포츠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