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양수경 "마이크 잡는 법부터 새로 연습했다"

가요

    양수경 "마이크 잡는 법부터 새로 연습했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양수경 (가수)

    '사랑은 창밖의 빗물 같아요' '바라볼 수 없는 그대' '이별의 끝은 어디인가요' '그대는' 등등 정말 수많은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던 디바! 가수 양수경 씨. 결혼과 함께 홀연히 가요계를 떠나서 모습을 못 본 지가 한참 됐죠. 하지만 라디오에서는 그녀의 목소리가 계속 흘러나왔습니다. 그때마다 참 소식이 궁금했지만 설마 다시 등장할 거라고 상상한 사람은 별로 없었죠. 그런데 가수 양수경 씨가 돌아왔습니다. 그것도 신곡을 들고 제대로 돌아왔습니다. 화제 인터뷰에서 안 만나볼 수가 없네요. 정말 반가운 목소리, 가수 양수경 씨 연결을 해 보죠. 양수경 씨 안녕하세요?

    ◆ 양수경>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이야, 17년 만입니다.

    ◆ 양수경> 그러게요. (웃음)

    ◇ 김현정> 음반 내고 무대에서 방송하고 인터뷰하고, 요즘 기분이 어떠세요?

    ◆ 양수경> 그냥 제가 있을 자리에 와 있는 그런 기분, 돌아가고 있다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고요. 자기 집으로 갈 때 그 편안하고 설레는 기분 있잖아요? 그런 기분이에요.

    ◇ 김현정> 어디 먼 여행 갔다가 집으로 돌아갈 때의 그 기분? 아니, 그런데 그렇게 왕성하게 활동하던 톱가수가 하루 아침에 모든 활동을 싹 접고 그렇게 두문불출, 정말 얼굴 한 번 안 내밀고 사실 수가 있었어요?

    ◆ 양수경> 그러니까요. 결혼하고 또 아이가 생기고 아이 키우고 또 살다 보니 이런 저런 일도 생기고 그러니까 자꾸 나오기가 주춤주춤하더라고요. 그리고 한 번 시간이 조금 주춤하다 보니까 다시 무대에 선다는 자체가 조금 두렵기도 했고요. 용기도 필요했고 그랬어요.

    17년만에 컴백한 가수 양수경 (사진=KBS 1TV '콘서트 7080' 방송 캡처)

     



    ◇ 김현정> 그러네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솔직한 말씀이에요.

    ◆ 양수경> 네. 요즘에 정말 예쁘고 노래 잘하고 멋있는 가수들 정말 많은데 굳이 추억 속의 가수가 나와서 옛날보다 못한 모습을 보여주느니 차라리 그냥 나가지 않고 있는 게 좋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었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추억 속에서 그냥 있으면 더 멋있을까? 생각도 했지만, 그 멋있는 것보다는 제가 나와서 노래하고 싶은 게 더 크더라고요.

    ◇ 김현정> 남자들이 왜 저 첫사랑을 한 2, 30년 만에 만나면 마주치지 말 걸 그랬다, 이런 얘기 하잖아요? (웃음)

    ◆ 양수경> 그러니까요. (웃음) 그런 거, 그런 염려도 많았고요. 그런데 다른 사람의 염려 때문에 제 인생이, 제가 노래하고 싶은 게 그냥 묻혀지는 것도 제 자신으로 봐서는 굉장히 안타깝잖아요. 그래서 용기를 냈어요.

    ◇ 김현정> 언제가 제일 그렇게 그립던가요. 어떤 순간에 그렇게 문득문득 화려했던 그 시절이 그리워졌습니까?

    ◆ 양수경> 처음에 한 4, 5년은 연말 시상식 때 조명, 의상, 노래(를 볼 때.) 그런 거에서 오는 성취감, 희열 이런 게 있는데요.

    ◇ 김현정> 그렇죠.

    ◆ 양수경> 갑자기 그냥 아무것도 없이 혼자서 집에서 있으니까 그게 좀 울컥울컥하더라고요. 그립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지금 이 시간에 나는 분명히 노래를 해야 되는데 지금 이게 뭐지?’ 이런 것 때문에 보고 나면 괜히 새해가 우울하게 시작되는 게 있었어요. 그래서 나중에 한 3, 4년 뒤에는 안 봤어요, 그냥.

    ◇ 김현정> 차라리?

    ◆ 양수경> 네. 의식적으로 그냥 노래도 안 듣고 안 보고 그렇게 산 시간이 좀 많았어요.

    ◇ 김현정> 그러다가 ‘이럴 게 아니야. 내가 다시 무대에 서야지. 다시 노래 불러야지’ 어떻게 결정적으로 결심을 하신 거예요?

    ◆ 양수경> 방송국 PD의 권유도 있었지만 아이들하고 저만 이 세상에 홀로 남겨졌으니까, 제가 이제 아이들을 지켜야 되잖아요. 계속 슬픔에만 빠져살 수 없잖아요. 그래서 용기도 냈고 제가 활동하니까 또 활기차고 그래요.

    ◇ 김현정> 그렇군요. 컴백 결정을 하고 막상 노래를 부르려니 목소리가 예전 그대로 나오던가요? 그렇게 오래 쉬었는데?

    ◆ 양수경> 조금 어설프죠. 방송 시작하기 전에 한 8, 9개월 동안 정말 연습 많이 했어요. 저보다 어린 선생님들이 얼마나 핀잔을 주고 얼마나 가슴에 상처되는 말을 많이 하시는지. (웃음)

    ◇ 김현정> 뭐라고요?

    ◆ 양수경> ‘노래 그 뭐예요, 아줌마처럼.’ 막 이런 말도 하고. (웃음)

    ◇ 김현정> 양수경 씨한테요?

    ◆ 양수경> 네. ‘그것밖에 못 하나? 좀 더 하세요. 그런 핑계 대지 마시고요.’ 등등 너무나 자존심 상하는 말들을 너무 많이 해 주셨는데 그게 일부러 그런 거였더라고요.

    ◇ 김현정> 일부러요?

    ◆ 양수경> 네, 제가 더 의지 강하게 독하게 마음먹고 하라고 저한테 어린 선생님들이 자극을 많이 줬더라고요.

    ◇ 김현정> (웃음) 아니, 그럴 때 정말 자존심 상하셨겠어요. ‘내가 누구인데. 나 톱스타 양수경인데 새까만 후배 작곡가들이 나한테 감히?’

    ◆ 양수경> 그런데 제가 맨 처음에 시작할 때 그랬어요. ‘나 어차피 부족하다, 지금. 20년 만에 나오는 거고, 그러니까 절대 중간에 타협하고 이 정도면 됐겠지 하지 말아라. 신인가수보다 더 열심히 해야 되니까, 절대 나 포기하지 마세요. 끝까지 될 때까지 해 주세요.’ 이런 약속을 하고 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한번 뭐 노느니 나가보자.’ 이렇게 나오신 게 아니라.

    ◆ 양수경> 절대 아니에요.

    ◇ 김현정> 진짜 독한 마음먹고 나오셨네요.

    ◆ 양수경> 그럼요. 그럼요.

    가수 양수경 씨 (사진=오스카이엔티)

     



    ◇ 김현정> 목소리뿐만 아니라 사실은 프로로 다시 무대에 서려면 준비해야 될 게 많잖아요. 외적인 것도 그렇고?

    ◆ 양수경> 다이어트도 14kg 정도 했고요. 그다음에 걷는 거 앉는 거, 그 다음에 마이크 잡는 거. 그렇게 수없이 잡았던 마이크인데요, 등등.

    ◇ 김현정> 마이크 잡는 것까지 다시 배우셨어요?

    ◆ 양수경> 네. 어떤 각도에서 어떻게 잡아야지 예쁠 것 같다, 선생님하고 둘이서 마이크를 잡고 마이크를 올리는 거, 내리는 거 이런 것까지 저한테는 굉장히 컸어요, 그런 게.

    ◇ 김현정> 양수경 씨가 마이크 잡는 것부터 새로 연습해서 나왔다, 약간 울컥하는 감동이 있네요.

    ◆ 양수경> 옛날에 가수 양수경은 그냥 그때 양수경인 거고, 지금의 양수경은 다시 연습하고 다시 하지 않으면 정말 추억팔이하는 가수 정도밖에 안 되니까요. 그건 되지 싶지 않거든요.

    ◇ 김현정> 그렇게 되고 싶지는 않아서?

    ◆ 양수경> 그럼 다시 또 들어가야 되는데, 집으로? (웃음) 싫어요. 다시 안 들어가고 싶어요. 노래하고 싶어요.

    ◇ 김현정> 이 간절함이 정말 느껴집니다, 양수경 씨 보면서. (웃음) 그리고 제가 지금 살짝 신인의 에너지 같은 게 느껴져요. 젊음의 에너지 같은 것.

    ◆ 양수경> 아, 그렇다면 너무 좋네요.

    ◇ 김현정> 정말 좋습니다. 추억 팔이하는 가수가 아니라 이제는 다시 신인이 된 마음으로 들어가지 않고 계속 노래하겠습니다, 이 얘기. 꼭 지켜주셔야 되고요, 양수경 씨.

    ◆ 양수경> 네. 저도 얘기하다 보니까 그 말이 참 좋네요. 안 들어가고 싶어 한다는 게. (웃음)

    ◇ 김현정> 양수경 씨 노래는 지금도 청취자들의 신청곡으로 많이 들어와요. 그런데 새로 내신 미니앨범을 보니까 본인의 그 많은 과거 히트곡 중에 딱 한 곡만 리메이크를 하셨더라고요. ‘사랑은 창밖의 빗물 같아요.’ 양수경 씨가 이번에 새로 부른 그 버전. 그 버전으로 우리 청취자들께 한 번 선보이면서 인사를 나누면 어떨까 싶은데 어떠세요?

    ◆ 양수경> 네, 좋습니다.

    ◇ 김현정> 절대 안 들어가겠다는 그 약속 지키셔야 합니다.

    ◆ 양수경>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양수경 씨였습니다. 지금 흐르는 이 목소리, 새로 녹음을 한 버전이에요. ‘사랑은 창밖의 빗물 같아요.’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