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
홍준표 경남지사가 정치적으로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모래시계' 검사로, 여당의 당 대표까지 지내며 이름을 날렸던 홍 지사가 8일 열린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법정 구속이란 불명예까지 안을 뻔했지만 현직 단체장인 점을 고려해 피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남았지만 그동안 정의롭고 청렴을 강조했던 홍 지사에겐 치명적인 결과다.
이번 재판으로 정치적 반전을 꾀하며 대권 후보 반열에 오르려 했던 홍 지사의 계획도 날아간 것으로 보인다.
무죄가 선고났다면 자신을 가장 압박하고 있던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어 머지않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쟁에 뛰어든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대권 도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진주의료원 폐업과 무상급식 중단 등 악화된 도민 여론은 이제 도지사 사퇴 운동으로 번질 것으로 보여 가뜩이나 힘든 경기 속에 주요 현안들의 추진력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2년 남은 도지사 임기 내내 실형 꼬리표가 발목을 잡을 것이고, 도정도 급격히 레임덕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홍 지사는 이제 주민소환이라는 또 다른 산을 넘어야 한다.
현재 경남선관위는 보정 서명부에 대한 열람, 이의신청을 진행중이다. 서명부 심사에서 경남 전체 유권자의 10%를 넘으면 소환투표가 확정된다.
오는 26일 실시 여부가 결정되는 가운데 투표가 성사된다면 홍 지사의 유무죄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무죄가 나면 도민들의 참여율이 저조해 홍 지사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지만 실형을 선고 받은 상황에서는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주민소환이 성사되면 자진 사퇴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야권과 시민사회는 벌써 "정계 은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형 선고를 받은 직후 법정을 떠나면서 "마치 노상강도를 당한 느낌"이라고 말한 것처럼 그동안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온 홍준표 지사.
'보수의 아이콘'을 자처한 그가 정치 생명에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앞으로의 거취도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