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이주열 총재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정부의 8.25 가계부채 대책으로 "가계부채 급증세가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9일 이 총재는 9월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8·25 가계부채 대책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필요성과 가계부채 대책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나왔다고 평가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제2금융권으로 불리는 "비 은행권의 수신이 많이 늘어나면서 대출을 확대하려는 영업 전략을 펼 것"이라며 비 은행권 가계부채 증가세가 커질 수 있음을 경계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파장과 관련해서는 "해상운임 상승이나 운송 지연으로 일부 수출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부가 여러 대책을 마련했다"며 "제반 조치가 원활히 진행되면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범위에 머무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이른바 김영란법이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사회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순기능 있다"며 다만 "단기적으로는 일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고, 이들 업종의 고용에도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현 시점에서 (김영란법의)효과를 계량적으로 추정하긴 어려우며 법 시행 이후 모니터링을 통해 경제적 영향력을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대책으로 부동산 과열이 꺼지면 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착공 후 건설까지 2~3년이 걸리는 만큼 건설투자는 당분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건설투자가 급격히 감소하면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주지만 가계부채 대책은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 우려를 고려해 나온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의 "경기 상황은 수출 회복 속도가 부진하지만,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한은의 자체 모니터링 결과 7월 중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도 불구하고 8월 설비투자가 반등했고, 건설투자도 호조세다"며 "경기회복을 저해하는 불확실성도 있지만 대체로 (한은의)전망 경로에 맞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