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리우 올림픽 남자 축구 예선전에서 골을 넣은 뒤 기도하는 석현준 선수
[앵커]
기독 선수들이 국제경기에서 승리했을 때 감사기도를 하는 등 종교적 세리머니를 불교계가 논란거리로 삼고 있습니다.
기독선수들의 세리머니가 정말 제재 대상이 돼야 하는 걸까요.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축구 경기장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들어 기도하는 선수. 지난 리우 올림픽 남자축구 예선전에서 석현준 선수가 골을 넣은 뒤 보인 세리머니입니다.
시합을 위한 운동선수들의 고된 훈련은 자기와의 극한 싸움입니다. 이같은 자기 극복 후 목표를 이룬 순간, 값진 성취감과 환희를 표현하는 것이 바로 세리머니입니다.
특히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데 종교적 영향을 받은 선수들이 기도 세리머니 등을 하는 것은 그런 이유입니다.
그런데 불교계 단체인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 종교적 세리머니를 종교 갈등으로 비화시키고 있습니다.
종자연이 마련한 토론회에서 법학자 전북대 송기춘 교수는 선수의 종교적 표현을 어쩔 수 없이 보고 듣게 되는 불편함을 겪어야 한다면서, 이는 비기독교인들에게 무례한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송기춘 교수 /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득점과 승리의 순간에 하는 것들이 내가 보지 않을 수 없는, 그래서 결국은 내가 보는 자리에서 나에게 표현하려고 하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여지는.."
그렇다면, 기독교인들의 종교적 세리머니는 제재해야 하는 대상일까.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교회법학회 정재곤 사무총장은 명예훼손의 경우를 제외하고 자신의 종교를 표현하고 비판할 수 있는 종교적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면서 종교적 세리머니에 법적인 문제가 없음을 시사했습니다.
또 정교분리의 원칙이 실제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는 현실을 언급하면서 상대방의 종교를 인정하는 문화가 요구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정재곤 사무총장 / 한국교회법학회
"국민모두가 상대방의 종교를 인정해 주는 쪽으로, 국가와 종교는 철저히 분리돼야 하지만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세리머니에 대한 불교계의 딴지걸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올림픽과 월드컵 경기, 심지어 연예인들의 연말 시상식 소감까지 종교적으로 제재하려는 등 끊임없이 논란 거리로 만들어가는 모양샙니다.
종교차별은 경계해야 하지만 종교적 자유마저 인정하지 못하는 편협한 시각의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