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인 첫째 딸을 살해한 뒤 둘째 딸도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 여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2부(허경호 부장판사)는 21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48·여)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해 엄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피해자인 둘째 딸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범행 당시 우울증 등으로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던 점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 3월 3일 남양주시내 자신의 집에서 첫째 딸(29)에게 수면제를 갈아 넣은 오렌지 주스를 먹인 뒤 잠든 사이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이틀 뒤 새벽 둘째 딸(23)에게 수면제를 갈아 넣은 음료수를 먹인 뒤 잠든 사이 번개탄 2개를 피워놓고 집을 나가 둘째 딸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둘째 딸은 당시 일산화탄소 흡입으로 머리가 아파 잠에서 깬 뒤 방 밖으로 나오면서 목숨을 건졌지만 피워 놓은 번개탄을 건드려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
A씨는 범행 이후 집 주변 사우나 또는 자신의 승용차에서 숙식을 해결하던 중 죄책감에 자신의 친언니에게 범행을 실토한 뒤 설득을 받고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조사 결과 15년 전 자신이 진 부채 문제로 남편과 이혼한 뒤 두 딸을 부양하면서 살던 A씨는 식당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유지했지만, 생활고를 비관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혼자 자살을 하면 딸들이 어렵게 살아갈 것 같아 딸들을 먼저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