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를 무마해주겠다며 보험사기 브로커의 범죄 수익을 가로채고, 사건에 가담한 의사에게 금품을 요구한 보험사 간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횡령·공갈 등 혐의로 K보험사 보험사기 조사실장 김모(47) 씨를 구속해 최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김 씨와 공모해 형사사건을 수임하려 한 U법률사무소 변호사 김모(52) 씨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보험사 간부인 김 씨는 지난해 10월 보험사기 사건을 조사하면서 알게 된 특전사 출신 허위진단서 발급 브로커 사모(29) 씨에게 "보험사기가 문제되면 수수료가 환수될테니 내가 보관하고 있겠다"며 차명계좌로 4100만원을 받았다.
이 돈은 사 씨가 전직 특전사 12명의 보험사기(4억1000만원 상당)를 돕고 수수료 명목으로 받은 것이었다.
김 씨는 이중 1900여만원은 유흥비, 자녀학비 등으로 빼돌려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또 지난 1월쯤 정형외과 의사 김모(64)씨가 건당 수수료 30~50만원을 받고 후유장애진단서를 발급했다가 경찰 수사선에 오르자 "4억원을 주면 브로커와 말을 맞춰 혐의를 없애주겠다"며 돈을 받아챙기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변호사 김 씨와 수임료를 나누기로 하고 그를 의사 김 씨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불구속 수사를 돕고 의사 면허를 살리는 조건으로 1억6000만원에 변호사 선임할 것을 알선했지만 선임은 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특전사 보험사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번 사건을 인지해 수사에 착수했다. 특전사 보험사기에 연루된 63명을 군검찰로 송치하고 476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특수부대 출신 보험사기 사건에 연루된 허위진단서 발급 의사와 피보험자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