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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중국과 미국, G2의 세계는 잊어라”

    역사학자 이병한 박사, <유라시아 견문>에서 새로운 시각 제시

    - G2는 미국발 담론.. 동북아 신냉전체제 부추기는 인식틀
    - 중국은 미국과 패권 경쟁할 여력 없다
    - 지금 새로운 틀로 유라시아 재통합 진행중
    - 유라시아 전체를 봐야 우리의 살 길 보일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9월 21일 (수)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병한 박사


    ◇ 정관용> 탈냉전 이후에 ‘미국 1국 지배체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미국과 중국이 G2시대 패권 경쟁을 하고 어쩌면 중국 중심으로 이 세계 중심축이 이동할 수도 있다, 이런 짐작들이 많은 학자들의 이야기 속에 나오고 있고요.

    최근에 북한 핵실험, 사드배치 이런 걸 두고도 바로 미중간의 패권다툼이다. 그리고 동북아 신냉전구도가 만들어진다. 이런 얘기를 우리는 일상적으로 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앞으로 거대패권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역사의 어떤 방향을 부정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음모다.” 이런 주장을 하시는 새로운 학자가 있어서 오늘 초대했습니다. ‘유라시아 견문’이라는 책을 이번에 들고 오신 역사학자 이병한 박사를 오늘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병한> 네, 안녕하세요. 이병한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이게 미국과 중국의 G2시대 아닌가요, 현재가? 남들 다 그렇게 얘기하는데.

    ◆ 이병한> 한국에서는 G2 얘기가 되게 많잖아요. 제가 올해 인도부터 여행을 시작해서 8월달까지 이슬람권까지 이렇게 6개월을 있었는데요. 그쪽 언론을 보면 G2라는 얘기 거의 안 나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이병한> 제가 체크한 바에 따르면 미국에서 처음 시작됐던 얘기고.

    ◇ 정관용> G2가?

    ◆ 이병한> 네. 가장 널리 유통되고 있는 곳은 한국과 일본인 것 같아요.

    ◇ 정관용> 중국도 그런 말 안 해요?

    ◆ 이병한> 중국은 G2라고 하는 것이 미국발 담론이라는 얘기를 그쪽에서는 노골적으로 하죠.

    ◇ 정관용> 그렇습니까?

    ◆ 이병한> 그쪽에서 역으로 말한 게 신형 대국관계라고 얘기하고 있고.

    ◇ 정관용> 신형대국관계? 아니, 제 상식으로는 중국이 지금 미국을 따라가는 모양새니까 G2라는 말을 중국이 만들지 않았을까 했는데 아니에요?

    ◆ 이병한> 전혀 아니죠.

    ◇ 정관용> 그래요? 미국이 만들었습니까?

    이병한 박사

     


    ◆ 이병한> G2라고 하는 것은 중국이 미국만큼 컸다. 그러니까 거기에 맞춰서 새롭게 전략을 새로 짜야 된다. 그러니까 아시아로 축을 옮긴다. 재균형을 한다. 이거랑 연결되는 얘기거든요.

    ◇ 정관용> 미국의 인식이다?

    ◆ 이병한> 네.

    ◇ 정관용> 아하. 중국은 지금 미국하고 그렇게 패권 경쟁할 생각이 없다는 그런 말인가요?

    ◆ 이병한> 중국이 그렇게 해서 이득을 얻는 게 뭐가 있을까요? 동아시아에서 긴장이 격화되면 현재 중국으로서 이득을 얻는 게 거의 없죠.

    ◇ 정관용> 그런가요? 중국도 요즘 군사대국화를 추구하고 군비를 계속 확충하고 그러지 않습니까? 그것은 경제적으로만 비약할 뿐만 아니라 정말 이 세계, 자꾸 미국이 만든 표현이라고 해서 제가 쓰기가 좀 주저됩니다만 G2에 걸맞은 그런 국력을 갖추려면 경제력뿐만 아니라 군사력도 가져야 돼. 이러려면 동북아 긴장도 적당히 이용하는 것 아닐까요, 중국도?

    ◆ 이병한> 군사현대화를 하고 있는 건 사실이고요. 그것은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작년인가요? 박근혜 대통령 열병식에 가셨잖아요. 그게 어떤 군사적인 과시의 핵심적인 장소인데 그때 시진핑이 얘기했던 가장 중요한 얘기는 감군이었어요.

    ◇ 정관용> 감군.

    ◆ 이병한> 네, 우리는 앞으로 30만 정도를 감군하겠다고 그 자리에서 얘기를 하죠. 대단히 중요한 얘기인데 그런 건 부각이 안 되는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래요. 그러니까 G2는 미국이 주장하는 바이고 미국의 전략노선이 반영된 용어이다. 널리 쓰는 데는 한국밖에 없다. 한국, 일본밖에.

    ◆ 이병한> 주로 동아시아에 미국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동맹국들에서.

    ◇ 정관용> 한, 미, 일.

    ◆ 이병한> 가장 많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럼 동북아시아 신냉전체제, 이런 말에도 동의 안 하십니까?

    ◆ 이병한> 그거를 부추기는 세력이 있다고 생각하죠.

    ◇ 정관용> 누가 부추기죠?

    ◆ 이병한> 그걸 통해서 이익을 얻는 세력들이겠죠.

    ◇ 정관용> 그러니까 누가 이득을 얻냐고요.

    ◆ 이병한> 아주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면 미국이 충분히 그럴 거고요.

    ◇ 정관용> 미국의 군산복합체?

    ◆ 이병한> 그럼요.

    ◇ 정관용> 일본의 아베정권이나 극우세력들.

    ◆ 이병한> 거기도 아주 적극적이고요. 그리고 한국의 일부 세력도 있겠죠.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북핵실험, 사드배치, 이런 부분들 둘러싼 신경전을 그런 구도로만 보지 말고 틀을 바꿔서 보자. 이런 말씀이신 거죠?

    ◆ 이병한> 네.

    ◇ 정관용> 이제 우리 이병한 박사의 정체를 공개를 해야 되는데. 이 책에 이렇게 썼습니다. 좌우. 근대·전근대, 서구·비서구 이런 3중의 분단체제를 넘어서서는 유라시아, 또 유라시아사의 역사의 재구성. 바로 이것을 위해서 지금 3년 예정의 여행을 하고 계신 중이죠?

     


    ◆ 이병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작년 2월에 시작을 하셨다고.

    ◆ 이병한> 네.

    ◇ 정관용> 그럼 절반쯤 돈 겁니까?

    ◆ 이병한> 딱 절반.

    ◇ 정관용>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지금 하셨어요?

    ◆ 이병한> 제가 크게 계획을 말씀드리면 그 유라시아라는 게 유럽과 아시아를 함께 말하는 거고 동아시아부터 시작해서 동남아로 갔다가 남아시아를 지나서 서아시아까지 현재 간 거고요.

    ◇ 정관용> 나라를 조금 설명해 주시면?

    ◆ 이병한> 가장 북쪽으로는 몽골부터 시작해서 중국을 따라서 아세안의 가장 남쪽에 있는 인도네시아 이쪽.

    ◇ 정관용> 그 사이에 태국, 베트남 다 가시고?

    ◆ 이병한> 네, 그럼요. 그리고 미얀마를 지나서 인도로 갔고요.

    ◇ 정관용> 인도.

    ◆ 이병한> 그리고 이란도 두 달 동안 지냈고.

    ◇ 정관용> 이란.

    ◆ 이병한> 오기 전에는 터키에 있다 왔습니다.

    ◇ 정관용> 터키. 그럼 앞으로 계획, 남은 계획은요?

    ◆ 이병한> 터키 주변에 아라비아 반도도 앞으로 갈 거고요. 북아프리카 가고 내년에는 유럽을 갔다가 내년이 러시아혁명 100주년이에요. 모스크바에서 거점을 두고 동유럽부터 중앙아시아까지 보고 연해주, 만주 이렇게 해서 끝내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 3년 여행의 견문의 목적이 유라시아의 재통합 현장이라고 했거든요.

    ◆ 이병한> 네.

    ◇ 정관용> 유라시아가 지금 재통합되고 있다, 이 말인가요?

    ◆ 이병한> 그럼요. 아주 크게.

    ◇ 정관용> 어떻게, 어떤 곳에서 그런 걸 발견하셨습니까?

    ◆ 이병한> 일단 한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건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라는 게 있죠.

    ◇ 정관용> 일대일로. 일대일로를 조금 소개해 주시면?

    ◆ 이병한> 실크로드의 현대적인 부활이죠. 옛날에 있었던 내륙의 초원길, 그리고 해양의 바닷길을 새롭게 복원한다라고 하는 움직임이 있고 한국에 또 많이 알려진 건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 그게 일대일로의 자금줄이 되는 은행이 될 것이고요. 또 하나 중요한 건 동남아도 마찬가지예요. 아세안 경제공동체가 이미 출범을 했고요. 그리고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는 옛 소련권에 다시 경제적으로 합하는 게 유라시아 경제연합이고요. 인도에 가면 인도양 공동체라고 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 정관용> 그건 어디, 어디가 포함됩니까, 그러면?

    ◆ 이병한> 인도양을 끼고 있는 거의 모든 나라인데 북아프리카부터 우리로 치면 동남아시아에 있는 나라들까지죠. 인도양이 동쪽에는 벵골만이고 왼쪽에는 아라비아 해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이병한> 그런 연결망을 복원하려는 것도 있죠.

    ◇ 정관용> 동남아시아로부터 인도, 아프리카까지.

    ◆ 이병한> 네. 앞으로 좀 더 나가면 이슬람 국가들 사이에서는 이슬람공동체의 복원 이런 움직임도 줄기차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것들이 크게 크게 서로 이름은 다르지만 크게 합류해 가고 있다고 보고.

    ◇ 정관용> 그것이 유라시아의 재통합이다.

    ◆ 이병한> 네.

    ◇ 정관용> 맨 처음에 언급한 중국의 일대일로도 한국에서는 이런 인식이 더 강하거든요. 중국이 진짜, 또 역시 죄송합니다. G2를 써서. G2로 부상해 미국을 능가하는 그런 패권국이 되기 위해서 그 방편으로 삼는 게 일대일로다. 중국의 어떤 원자재 확보, 수송로 등등, 또 물자 유동로 등등을 목표로 구축하려고 하는 게 일대일로다라는 인식이 강한데 그렇게 안 보십니까?

    ◆ 이병한> 저는 중국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런 인식 차체가.

    ◆ 이병한> 네. 19세기의 영국이나 20세기의 미국 같은 나라가 되어야 패권국이 되는 거잖아요.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라고 그랬죠.

    ◇ 정관용> 대영제국을 만들었죠.

    ◆ 이병한> 북아프리카부터 거대한 식민지를 경영했었던 거고 20세기의 미국은 역시 그만한 규모에서 군사기지 네트워크를 통해서 다 통합해 냈었다고요.

    ◇ 정관용> 맞습니다.

    ◆ 이병한> 그런데 중국이 그런 역량이 있느냐.

    ◇ 정관용> 현재.

    ◆ 이병한> 네. 저는 거의 없다고 생각해요. 13억, 14억의 인구를 소강이라고 하죠. 일정한 수준의 경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만 해도 중국은 앞으로 한 30년을 내부의 역량을 집중해야 돼요. 미국과 경우가 되게 다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권경쟁이다. G2다 이렇게 얘기하는 건 중국의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거나 혹은 다분히 다른 목적으로 과대평가하는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 정관용> 과대평가의 목적은 미국의 아시아 쪽 중심축을 옮기기 위한 명분이다?

    ◆ 이병한> 네.

    ◇ 정관용> 그리고 그 첨병으로 일본이 있고 그런 거로군요.

    ◆ 이병한> 그렇다고 봐야죠.

    ◇ 정관용> 그렇다면 그 이후에 쭉 소개해 주신 아세안경제공동체, 유라시아공동체, 인도양공동체, 이슬람공동체 이런 것들의 움직임은 현장에서 보면 정말 힘이 붙고 있습니까?

    ◆ 이병한> 이미 제도화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고요.

    ◇ 정관용> 제도화가 됐고.

    ◆ 이병한> 아세안은 이미 서로 간의 비자가 없어요.

    ◇ 정관용> 거긴 오래됐죠, 사실은 아세안 부분은.

    ◆ 이병한> 그리고 공항에서도 아세안 코너가 따로 있고. 그리고 인도양에서도 2014년도에 정권이 바뀌거든요. 모디 총리가 등장하고.

    ◇ 정관용> 인도 정권 교체.

    ◆ 이병한> 그러면서 적극적으로 인도양 외교를 전개하고 있죠. 그러니까 이런 걸 종합적으로 보면요. 동아시아 중심으로 보면 G2나 미중 패권경쟁이 그럴 듯한 그림으로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유라시아 전체로 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중국이 혼자 이렇게 뜨고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미국이 영국을 대체했던 것처럼 그에 못지않게 큰 인도도 부상하고 있고 이슬람도 동시에 부상하고 있고 러시아도 마찬가지고요. 여러 국가들이 동시에 부상하고 있는 거고 그중에 조금 더 앞서 있는 게 중국인데 그걸 지나치게 과장한다는 거죠.

    ◇ 정관용> 그리고 유라시아의 재통합 현장을 견문하고 싶다라고 했는데 재통합이라는 단어를 쓴 거는 원래 유라시아는 하나였다?

    ◆ 이병한> 그럼요.

    ◇ 정관용> 언제부터?

    ◆ 이병한> 아주 오래전부터죠. 제가 못 가서 아쉬웠던 곳이 아프가니스탄의 카불이에요. 카불에서 읽고 싶다고 생각했던 책이 혜초가 썼던...

    ◇ 정관용> 왕오천축국전.

    ◆ 이병한> 그게 천년도 전에 쓰셨던 거죠. 그때 이미 갔었던 거고. 저기 이슬람권에서 아시아로 왔던 사람들 중에서는 이븐 바투타라고 하는 여행가가 있었고요. 그리고 그런 연결망이 18세기까지 저는 작동했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게 실크로드 초원길이고 바닷길이고 그랬었던 거죠? 문명 교류는 계속 옛날부터 있어 왔다?

    ◆ 이병한> 그렇죠.

    ◇ 정관용> 하긴 우리 신라시대에 그림이나 이런 걸 봐도 저 이슬람이나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들의 모습 다 보이잖아요.

    ◆ 이병한> 신라의 금관이 보통 페르시아랑 비슷하다고 하잖아요. 제가 지금 이슬람권에 있다 보니까 페르시아의 금관과 비슷한 데가 수단 왕들의 금관이에요.

    ◇ 정관용> 수단.

    ◆ 이병한> 동아프리카 국가. 페르시아라는 게 오늘의 이란인데 그 지도상에서 보면 중국의 서쪽에 가면 테헤란이 바로 이웃이거든요.

    ◇ 정관용> 그러네요.

    ◆ 이병한> 우루무치나 이런 도시에서 보면 상하이보다 테헤란이 더 가까워요. 그러니까 신라 때 최치원이 당나라에 가서 공부도 하고 그랬었잖아요. 그때 페르시아 사람들도 다 왔었고요. 그때 연결망이 신라까지 이어졌다고 할 수 있고 우리는 그것만 보는데 저쪽 서아시아나 아프리카 쪽에서 보면 그 페르시아 연결망이 그쪽으로도 이어졌던 거죠.

    ◇ 정관용> 그렇죠.

    ◆ 이병한> 그래서 수단과 신라의 금관 모양이 서로 비슷해질 수 있었던 거죠. 그게 1500년 전이니까요.

    ◇ 정관용> 그렇게 끊임없이 문명과 물자와 사람은 서로 교류했다? 18세기까지?

    ◆ 이병한> 네.

    ◇ 정관용> 18세기 이후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던 거예요, 그러니까?

    ◆ 이병한> 18세기 유라시아 지도를 보면요. 유라시아 가장 동쪽에는 우리가 청나라라고 하는 대청제국이 있었고 현재 인도에는 무굴 제국이 있었고요. 현재 터키 지방에는 오스만 제국이 북아프리카, 남유럽, 오늘의 중동을 다 통합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 나라들이 차례차례 붕괴돼가요. 그러니까 제국들이 붕괴되어가죠.

    ◇ 정관용> 그렇죠.

    ◆ 이병한> 가장 대표적인 게 무굴 제국이 1858년 영국에 의해서 식민지가 되죠. 그리고 1911년도에 대청제국이 무너집니다. 그러니까 아편전쟁부터 해서 청일전쟁, 러일전쟁을 통해서 그리고...

    ◇ 정관용> 결국 서부열강의 식민지화, 식민지 쟁탈전 그것이 이 오래된 문명교류의 역사를 파탄낸 거군요.

    ◆ 이병한> 그렇죠. 서로 간의 연결망도 끊어냈고 문명권 내부의 교류도 차단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제국이 각 개별 국가들로 쪼개지면서 독립운동도 개별적으로 하면서 오스만 제국이 지금은 20개 정도 되는...

    ◇ 정관용> 나라로 바뀌었죠.

    ◆ 이병한> 바뀌거든요. 그러면서 그들의 문명적인 공속감도 해체되어 갔던 거죠. 이슬람 공동체 복원의 얘기가 지금 나온다는 건, 그런 흐름이 이렇게 뒤집어지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너무 빨리 성급하게 예측하시는 거 아니에요? 이슬람에서도 지금 수니파, 시아파, 나라와 나라 사이에 내전과 분쟁 계속 끊임없지 않습니까?

    ◆ 이병한> 그런데요. IS가 되게 가장 유명하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이병한> 그런데 IS가 테러리스트집단이고 그런 측면이 분명히 있죠. 그런데 2014년에 IS가 등장하면서 표방했던 것 중의 하나가 가장 중요하게 얘기했던 게 칼리프 제도를 부활시킨다, 였어요. 그러니까 칼리프라고 하는 건 동아시아 식으로 얘기하면 황제나 천자라는 개념이에요.

    ◇ 정관용> 제국의 우두머리.

    ◆ 이병한> 그렇죠. 그러니까 이슬람 세계 전체를 대표하는 지도자. 이게 1924년도에 무굴 제국이 해체되면서 완전히 없어지거든요. 그러니까 천년 이상 지속됐던 무슬림 식 정치제도가 무너진 건데 그러면서 대통령과 총리를 다 바뀐 건데 그걸 다시 복원하자고 하는 것에 이슬람 국가 국민들의 70%, 80%는 동의를 해요. IS를 지지하지는 않을지언정.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저변에는 그런 정신들이 흐르고 있다, 이런 거로군요.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이 박사한테 교육을 받았는데 그럼 아주 짧게 밖에 시간이 없습니다마는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돼요? 소위 동북아 신냉전, G2 패권 정립 이 속에 빠져있는 우리는 어떻게 헤쳐 나가야 됩니까?

    ◆ 이병한> 지도를 좀 다시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도를 다시 그려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동북아 지도를 보거나 동아시아 지도를 보면요. 구조적으로 잘못 생각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유라시아의 저쪽, 서쪽에서 일어나고 있는 큰 변화를 함께 못 보기 때문에 중국이 지나치게 혼자 비대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 정관용> 맞아요.

    ◆ 이병한> 중국과 인도 거의 사이즈가 비슷한 나라거든요. 거기도 함께 성장해 가고 있고. 이슬람은 인구로 따지면 16억입니다. 그쪽도 함께 부흥하고 있는 거예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동북아 틀을 벗어라. 유라시아 전체를 봐야 우리의 살 길에 대한 지혜가 뚫릴 것이다. 이 말씀이군요.

    ◆ 이병한> 네.

    ◇ 정관용> 너무 큰 말씀. 여기까지 오늘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병한> 감사합니다.

    ◇ 정관용> 이병한 박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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