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본사, 2011년 이후 책임 인정
-용기변경 "본사 지시 없었다" 해명
-부장관과 수사 공조 공감대 이뤄
-英시민, 가습기살균제 개념 낮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 국회 가습기특위)
'가습기살균제 제품으로 인해 대한민국 소비자들께 건강상에 고통과 사망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의 CEO가 가습기살균제 피해 가족들에게 한 공식사과의 말입니다. 그동안 이 공식사과 한마디를 듣기 위해서 참 오랜 시간 견뎌냈는데요. 피해자 가족들과 함께 레킷벤키저 CEO를 만나러 간 분들이죠. 가습기살균제 사고 국정조사특위의 여당 측 간사세요.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하 의원님 안녕하세요.
◆ 하태경> 안녕하세요. 하태경입니다.
◇ 김현정> 총 몇 분이 함께 가신 겁니까?
◆ 하태경> 우리 가습기특위의 각 당에 한 분씩 해서 총 다섯 분 오셨습니다. 위원장님 포함해서요.
◇ 김현정> 우원식 위원장을 비롯해서 의원들은 다섯 분 가셨고, 유족들은 몇 분이나 가셨어요? 피해자 가족들은?
◆ 하태경> 유족들은 1차로 다섯 분 오셨고 2차로 세 분 더 오셨습니다. 계속 순번을 바꿔가지고 시위하면서 영국 런던 시민들에게 홍보활동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 피해자들은 계속 영국 본사에다가 항의도 해왔습니다만 이렇게 우리 국회가 동행한 건 처음입니다. 어떤 목적을 갖고 가게 되신 거예요?
◆ 하태경> 크게 두 가지 목적인데요. 하나는 레킷벤키저, 즉 가해자에 대한 현장조사죠. 우리 국회가 일반적으로 해외 현장조사를 나오지 않습니까? 그 차원에서 본사 현장조사를 하는 목적이고요. 또 하나의 목적은 영국 정부 그리고 영국 검찰을 만나서 레킷벤키저에 대한 영국 현지 수사도 촉구하고 협조 요청을 하기 위해서 나왔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본사 CEO가 사과의 말을 했다라고 보도가 되고 있는데 그보다도 더 중요한 쟁점은 그 내용이 뭐였냐는 거거든요. 예를 들어서 ‘한국 지사 잘못이지만 본사도 어쨌든 도의적으로 사과한다’ 정도인지, 아니면 ‘영국 본사도 개발과 유통 과정에 분명한 잘못이 있다, 그 책임을 인정한다’라는 내용까지 담긴 건지. 사과 내용이 어땠습니까?
◆ 하태경> 어디까지 본사의 책임이 있는지 부분은 2011년이 기점인데요. 2011년 한국 정부가 ‘여러 환자들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사고의 책임이 있다.’라고 한 2011년 이후에 본사가 여러 가지 증거를 조작하고 또 뇌물을 주고 이런 일들이 있었는데요. 2011년 이후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는 포괄적으로 본사에서 책임이 있다라는 부분을 사실상 인정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2011년 가습기살균제가 폐질환의 원인이라는 걸 우리 정부가 밝힌 그 이후부터는 본사도 책임이 있다는 것, 이 것이 오늘 사과에 들어갔어요?
◆ 하태경> 오늘 포괄적으로 인정을 했습니다. 그 기간 안에 여러 가지 사건들이 많이 있었는데 2011년 정부 발표 이후부터는 본사가 상황을 알았고 그 이후에 법적인 방어, 즉 자기들이 법적으로 엮이지 않으려고 여러 가지 무리수를 뒀고 과오를 범했다는 부분을 공식 인정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2011년 우리 정부의 발표 후에 옥시 측에서도 ‘아니다, 그 성분 무해하다’라면서 여러 가지 자체 실험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대응을 했어요. 그때 본사의 독성전문가가 한국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그 보고서에서 내 이름은 빼달라’ 얘기를 했다는 사실도 최근에 드러났는데요. 이런 것들까지 다 우리 잘못이다, 인정을 한 거네요?
◆ 하태경> 사실 처음부터 인정하기 시작한 건 아니고요. 저희들이 우원식 위원장을 비롯해서 여러 위원님들이 증거자료들을 보여주고 실제로 직원 사인까지 돼 있는 서류들을 먼저 CEO 카푸어에게 제시를 하니까 그제야 본사에 책임이 있다라는 그런 표현을 쓰면서 본사의 책임을 인정한 겁니다.
레킷 벤키저(RB) 회장 비롯한 주요 임원들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있다. (사진=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캡처)
◇ 김현정> 2011년 우리 정부에 의해 드러난 이후의 책임에 대해서는 인정을 받았다는 건데요. 그렇다면 ‘2011년 이전의 책임은 어떤가?’인데요. 사실은 지금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은 ‘그전에도 본사는 알았다. 본사에도 책임이 있다’라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왜 그러냐면 한 예로 2006년에 옥시살균제를 담는 용기가 바뀌었어요. 그 전에는 1회 사용량을 10ml, 이게 정량이었는데요. 10ml로 제한하던 특수장치가 있었는데 용기가 바뀌면서 그게 없어진 겁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사라진 거죠. 그때부터 피해자들은 ‘그냥 살균제를 콸콸콸 넣었다’ 이런 진술들을 하고 있거든요. 이 용기를 바꾸라는 결정이 옥시 본사에서 내려졌다는 의혹, 혹시 이 부분 조사를 해 보셨습니까?
◆ 하태경> 네, 그 부분을 따졌습니다. 구체적으로 따졌는데요. 옥시 본사의 답변은 ‘수익 극대화 차원에서 스퀴즈 프로젝트(Squeeze project)라고 이 부분을 글로벌 모든 회사들한테 지침을 내린 건 사실인데 용기를 바꾸라는 구체적인 지시는 내린 적이 없다. 이것은 한국 지사가 알아서 한 것이다’라는 답변을 했고요. 직접 지시를 내렸다는 증거는 저희들도 아직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오늘 확인되지는 못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렇게 되면 ‘2011년 사건이 드러난 이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의 책임이냐?’ 아니면 ‘2011년 전에 살인 살균제를 만드는 과정에도 책임이 있느냐?’ 이건 굉장히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될 텐데요.
◆ 하태경> 다르기는 하지만 사법 처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2011년 이후 증거조작 은폐 그리고 특히 뇌물 공여 부분에 있어서 분명히 CEO를 비롯해 임원들도 상당히 긴장해야 되는 단계까지 온 것입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사진=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캡처)
◇ 김현정> 돈으로 배상하고 끝내려던 차원에서 이제는 법적 책임, 본사에다가도 형사 처벌을 물을 수 있는 단계까지 갔다고 보시는 건데요. 문제는 우리 검찰에서 조사하기 위해서 참고인으로 오라고 해도 본사에서는 전혀 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어떻게 부를 수 있을까요?
◆ 하태경> 그렇습니다. 안 그래도 오늘 그 문제 관련해서 영국 정부를 만났습니다. 영국 정부의 국제통상부 부장관입니다. 여기는 의원내각제이기 때문에 3선 의원인데요. 부장관을 만나서 공조에 대해서 저희들이 촉구를 했고요. 그래서 증인이 특히 영국 국민인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겠다는 적극적인 답변을 얻었습니다.
◇ 김현정> 국제통상부의 그렉 헨즈 국무상으로부터, 그러니까 부장관이죠. 부장관격으로부터 ‘우리가 적극 협조하겠다.’라고 이야기를 들었다고요? 거기에서 협조한다고 말을 얻으면 본사의 CEO, 본사의 책임자들도 움직여야 됩니까? 그 정도의 힘이 있습니까?
◆ 하태경> 아무래도 영국 정부가 직접 요구를 하면 레킷벤키저가 영국에 적을 두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부담을 안 느낄 수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단 단서는 레킷벤키저 본사 직원들 중에서도 영국 국민이 아닌 사람도 있거든요. 그런 경우는 또 한계가 있죠. 어쨌든 영국 국민인 경우에는 훨씬 더 저희들이 소환할 수 있는, 그리고 협조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2011년 이후의 것들에 대해서 본사가 책임을 인정했다라는 것은 우리가 불러서 조사를 할 수 있는 근거도 되고, 사법처리의 근거도 되고, 나아가 형사처벌의 가능성도 열린 거네요? 본사에 대해서도?
◆ 하태경> 그렇습니다. 특히 영국 현지법으로도 영국 기업이 한국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면 영국 현지법으로 처벌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뇌물을 준 주체가 영국 본사 직원입니다. 그리고 뇌물을 받은 서울대 교수가 당시에는 국립대여서 공무원 신분이었습니다. 이건 영국 뇌물법에도 걸리는 것이고요. 한국 시간으로 오늘, 영국 시간으로는 내일 영국 검찰 특수부에 해당되는 중대비리조사처에 저희들이 가서 피해자 진정서를 제출하고 저희들이 수사를 촉구할 계획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국내 처벌은 물론이고 영국 내에서의 뇌물죄로 인한 처벌까지도 추진하고 돌아오겠다는 말씀이세요.
◆ 하태경>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무엇보다 피해자들이 이번 첫 공식사과를 듣고 심정이 어떠셨을지 모르겠어요. 옆에서 지켜보면서 어떠셨습니까?
◆ 하태경> 일단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많이 원통해하시죠. 왜냐하면 ‘피해자들이 사과를 받기 위해서 가해자 집까지 찾아온다’ 이 부분이 굉장히 억울하고 원통한 거죠. 가해자가 직접 피해자한테 와야 하는데.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대해서 영국 시민들한테 많이 홍보를 하고 있는데요. 영국 시민들이 너무 몰라요. 특히나 영국에서 가습기를 많이 쓰지도 않고 특히 가습기 살균제라는 게 무엇이라는 데 대해 굉장히 낯설어 합니다. 그래서 바로바로 믿지를 못해서 지금 피해자 가족들이 여기 와서 홍보활동하는 데도 많이 힘들어하시는 것 같은데요. 오늘 어쨌든 사과를 받아냈기 때문에 그나마 위안이 되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언제 귀국하세요?
◆ 하태경> 저희는 한국 시간으로 모레 새벽에 출발하고요. 금요일 오후쯤에는 도착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끝까지 좀 최선을 다해서 일처리 해 주시기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하태경> 수고하십시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국회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특위의 여당 측 간사세요. 하태경 의원 영국 현지 연결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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