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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감동시킨 의인들

  • 2016-09-23 06:00

■ CBS '오늘 하루, 장주희입니다' FM 98.1 (20:05~21:00) - 이강민의 비공식 랭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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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하루 장주희입니다. 이슈와 관련된 더 깊은 이야기를 소개하는 시간, ‘이강민의 비공식 랭킹’, 이강민 아나운서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오늘은 어떤 랭킹을 준비하셨나요?

= 불이 난 건물에 뛰어들어 이웃을 구하고 정작 본인은 안타깝게 숨진 안치범 씨의 이야기가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안 씨의 선행을 두고 ‘나만 살면 된다’는 개인주의 세태에 경종을 울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안 씨 외에도 우리 사회에는 자신을 희생해 다른 이의 목숨을 구한 의인이 많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들을 기억해보자는 의미에서 ‘우리를 감동시킨 의인들’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 우리를 감동시킨 의인들, 누가 있었나요?

= 몸을 던져 장병들의 목숨을 구한 군인이 있었습니다. 강재구 육군 소령 이야기인데요. 사고는 1965년 베트남 파병을 앞두고 마지막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한 병사가 실수로 안전핀을 뽑은 수류탄을 놓쳐버린 건데요. 강 소령은 몸을 던져 수류탄을 막았고, 결국 산화했습니다. 고인의 살신성인으로 부하 5명만 경미하게 부상을 당했고, 나머지는 모두 무사했는데요. 고인의 투철한 군인정신과 뜨거운 부하 사랑은 전 군 뿐만 아니라 온 국민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후 육군은 그의 군인정신과 숭고한 넋을 기리기 위해 1997년 재구상을 제정했고요, 매년 모범중대장을 선발해 시상하고 있습니다.

▶ 몸을 던져 부하들의 목숨을 구하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우리를 감동시킨 의인들, 또 누가 있었나요?

= 지난 2001년 1월, 고 이수현 씨는 일본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려다 숨졌습니다. 당시 26살 유학생 신분이던 이수현 씨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가던 중에, 선로에 사람이 떨어진 걸 보고 주저 없이 뛰어들었는데요. 이 씨 홀로 취객을 선로 밖으로 끌어내려 애쓰던 그때, 전철이 역으로 들어왔습니다. 이를 보다 못한 일본인 사진가 한 명도 이 씨를 도우려 선로로 뛰어들었는데요. 하지만 세 명은 모두 전철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말았습니다. 이수현 씨의 희생은 ‘이수현 신드롬’이 일 정도로 일본 사회에 큰 감동을 주었는데요. 이 사건을 계기로 한국인을 보는 일본인의 시선이 크게 바뀌었을 정도였습니다.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이수현 씨가 남긴 감동은 책, 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전해지고 있습니다.

▶ 이수현 씨의 선행이 일본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바꿨다는 게 인상적이네요. 다음으로 소개해주실 의인은 누구인가요?

= 후배를 구하기 위해 사고 현장에 뛰어든 선배도 있었습니다. 지난 2014년 경북 경주시 마우나 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로 희생된 고 양성호 씨 이야기인데요. 마우나 리조트에서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던 양 씨는 체육관 지붕이 무너지자마자 창문을 깨고 후배들과 탈출했습니다. 하지만 몇몇 후배가 보이지 않자 사고현장으로 다시 들어갔는데요. 이때 건물이 추가로 붕괴되면서 철 구조물에 깔려 빠져나오지 못해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양 씨는 평소에도 의협심이 강해 약자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4년 양 씨를 의사자로 인정했습니다. 또, 지난해 양 씨의 모교인 부산외국어대학교 추모공원에는 양 씨를 위한 추모비가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 다시 사고 현장에 들어가 후배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는 게 너무 안타깝네요. 또 어떤 의인이 있었나요?

= 화재사고에서 130여 명의 목숨을 구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화재 사고로 숨진 고 장숙희 씨 이야기인데요. 화재가 발생하자 당시 화기 책임자였던 장 씨는 호루라기를 불며 ‘불이 났다’고 외치고, 적극적인 대피 활동을 펼쳤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들은 “그 불길과 연기에도 장 씨가 호루라기 소리를 멈추지 않았다”고 증언했는데요. 장 씨는 4개월 교육을 받고 현장에서 일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었지만, 배운 대로 화기 책임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다 변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장 씨의 투철한 직업 정신 덕분에 많은 근로자가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 많은 근로자의 목숨을 구하고 끝내 자신은 목숨을 잃었다니 가슴이 아프네요. 마지막으로 소개해주실 의인은 누구인가요?

= 사실 의인하면 이분들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바로 지난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수많은 목숨을 구한 분들인데요. 고 최혜정 단원고 교사는 학생을 살리기 위해 침몰하는 세월호 아래로 내려갔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했고, 고 박지영 승무원은 물이 가슴까지 차오를 때까지 승객을 대피를 돕다 숨졌습니다. ‘파란 바지의 영웅’이라고 불리는 화물차 운전기사 김동수 씨는 자신의 몸에 소방호스를 감아 20여 명의 학생을 구했는데요. 또, 고 김관홍 씨를 비롯해 몸을 사리지 않고 실종자 수색작업에 참여한 잠수사들도 있었습니다. 지금 말씀드린 분들 외에도 수많은 사람이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는데요. 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은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슬픔을 안기고 있습니다.

▶ 오늘은 우리를 감동시킨 의인들을 살펴봤는데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 자신을 희생해 누군가의 목숨을 구한 의인의 이야기가 정말 감동적이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한편으로는 이런 의인들의 이야기를 너무 빨리, 너무 쉽게 잊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인들의 고귀하고 소중한 희생을 기억하고, 우리도 그들처럼 타인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닮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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