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구본국 (충남 공주 밤마을 소랭이마을 주민)
가을이 익어가는 요즘,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가을 산길을 좀 걸어보겠습니다. 딱 이맘때 가을 산을 걷다 보면 들려오는 소리가 있습니다. 후두둑 후두둑... 마치 장대비 내리는 것 같은 소리, 정체는 바로 밤송이 떨어지는 소리입니다. 마침 내일부터 공주 알밤축제가 시작된다고 해서 오늘 화제의 인터뷰 충남 공주의 밤 마을 소랭이마을을 가볼까 합니다. 소랭이마을, 이름만 들어도 가보고 싶네요. 소랭이마을 주민이세요. 구본국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구본국 씨 안녕하세요.
◆ 구본국>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김현정> 소랭이마을, 이름이 소랭이마을이에요?
◆ 구본국> 소랭이마을입니다.
◇ 김현정> 무슨 뜻입니까?
◆ 구본국> 이곳 소랭이마을이 쇠는 나지 않지만 다른 데서 쇠를 갖다가 녹여가지고 대장간이죠. 대장간에서 연장과 무기를 만들어서 나라에 공출하던 고랑이었어요. 그래서 쇠랭이, 쇠랑이 하다가 지금 와서는 소랭이가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쇠를 녹이는 마을, 그렇군요. 그러면 밤하고는 상관이 없네요. 마을 이름 자체는. (웃음) 그런데 밤나무가 거기에는 얼마나 있습니까, 마을에? 몇 그루나.
◆ 구본국> 전체. 우리 동네 전체가 산에 다 밤나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그냥 마을 전체가 빼곡히 밤나무?
◆ 구본국> 네, 주위에 있는 산들이 전부 다 밤나무.
◇ 김현정> 전부 다 밤나무. 그러면 지금쯤이면 나무들 가지가지마다 주렁주렁 열려 있습니까?
◆ 구본국> 맞습니다. 지금 제가 이곳 인터뷰하는 곳도 밤 밭입니다. (웃음)
◇ 김현정> 밤 밭에 계세요, 지금?
◆ 구본국> 네. 위를 쳐다보면 밤나무가, 밤송이가 누렇게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밑에를 보시면 빨갛게 지금 밤송이 밤알이 쏟아져 있습니다.
◇ 김현정> 밑을 봐도 밤알, 위를 봐도 밤알, 빼곡이. 그러면 요즘 같으면 마을 전체에 밤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가 가득한가요?
◆ 구본국>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제가 후두둑 후두둑이라고 표현했는데 이 표현이 맞기는 한가요?
◆ 구본국> 맞습니다. 왜냐하면 나뭇잎을 때리면서 떨어지면서 ‘후두둑 후두둑’ 하거든요.
알밤이 벌어지는소리는 가을을 재촉한다. (사진=여행작가 이신화 제공/노컷뉴스)
◇ 김현정> 그래요. 꽤 낭만적이네요. 구본국 씨도 밤 농사 지으시고요?
◆ 구본국> 저도 밤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얼마나 되셨습니까?
◆ 구본국> 제가 한 것은 28년이고 그리고 저희 아버님께서 밤나무를 심으셨죠. 그러다 보니까 저희 밤 밭에 있는 밤나무는 40년생에서 보통 50년생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아버님 때부터 밤 농사 짓던 것을 그대로 물려받으셨으니까 어렸을 적부터 계속 밤과 함께 자라신 거네요.
◆ 구본국> 그렇죠.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어렸을 적부터 밤 털고 수확하고 다 하신 거예요?
◆ 구본국> 그렇죠. 그 당시에는 저 어렸을 적에는 쏟아지는 알밤을 줍는 것이 아니라 달려 있는 밤송이를 장대를 가지고 털었어요.
◇ 김현정> 원래 그렇게 하는 거 아니에요?
◆ 구본국> 아닙니다. 지금은 밤송이에서 알암이 벌어지면 밤알이 떨어지는 대로 떨어진 것을 줍죠.
◇ 김현정> 일부러 장대, 긴 장대 갖다가 터는 건 안 하십니까?
◆ 구본국> 네.
◇ 김현정> 그거 왜 그렇습니까?
◆ 구본국> 왜냐하면 밤송이에 매달려 있는 상태에서는 제대로 여물지 않은 상태거든요. 소위 얘기하면 미숙아라고 하죠. 그렇기 때문에 완전히 숙성이 된 상태에서 떨어져 있는 걸 줍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일부러 장대 갖다가 떨어지라고 휘젓는 건 아직 덜 익은 애들을 우리가 강제로 따는 거군요. 그런데 그거 다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려면 너무 걸리는 거 아니에요, 시간이?
◆ 구본국> 아닙니다. 보통 한 품종당 10일 정도 걸립니다, 밤 줍는 것이.
◇ 김현정> 그래요. 지금이 딱 그때입니까?
◆ 구본국> 지금이 피크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수확한 밤은 주운 밤은, 바로 구워먹어야 신선한 건가요?
◆ 구본국> 바로 구워먹으면 밤 맛이 제대로 나죠.
◇ 김현정> 어떤 분들은 우리가 구입하고 나면 바로 구워먹지 말고 김치 숙성시키듯이 숙성시켜라 이런 분들도 계시던데요?
◆ 구본국> 아, 그것은 뭐냐 하면 생밤을 갖다가 제 맛이 나려면 김치냉장고에다가 한 15일 정도 보관해 두시면 완전 숙성이라고 하죠.
◇ 김현정> 생밤으로 그냥 드실 때는 숙성을 시키는 게 맞고 구워서 드실 때는 신선한 채로 드시는 게 맞고?
◆ 구본국> 네.
◇ 김현정> 그런 거군요. 15일 정도를 실온이 아니라 냉장고에다가, 우리가 김치 익히듯이?
◆ 구본국> 그렇죠.
◇ 김현정> 그런 거군요. 이건 몰랐는데. 그럼 왜 수박은 꼭지가 신선해야 좋은 수박이고 참외는 향이 나야 좋은 참외고 이렇게 좋은 농산물 고르는 법이 있잖아요. 알밤은 어떤 게 좋은 겁니까?
◆ 구본국> 아무래도 윤기가 나고.
◇ 김현정> 그러니까 반질반질 윤기가 나고.
◆ 구본국> 네. 반질반질. 그리고 이제 점이 얘기하면 흑점이 박힌 게 있습니다, 검은 점이.
◇ 김현정> 검은점이 표면에 다다다다닥, 있어요.
◆ 구본국> 그것은 뭐냐 하면 속에 충이 알을 까서 그 안에서 이미 벌레가 먹고 있다는 거예요.
◇ 김현정> 이게 달아가지고 당도가 높은 것이 검게 표현되나 저는 그런 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벌레먹은 거예요? 보기 좋은 밤이 먹기도 좋은 거군요.
◆ 구본국> 그렇죠, 맞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내일부터 알밤축제 하신다면서요, 그 지역에서. 축제 가면 뭐할 수 있습니까, 알밤축제는?
◆ 구본국> 직접 생산 농가들이 나오셔서 밤 홍보하면서 직판장을 운영하고 계시고요. 또 하나는, 더욱 좋은 것은 가족단위로 오셨을 적에 직접 밤 산에 가셔서 밤 줍기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알밤줍기에 한창인 가족 (사진=이신화 제공/노컷뉴스)
◇ 김현정> 알밤 줍기 체험. 그거 주우면 다 가져가도 돼요?
◆ 구본국> (웃음) 그래서 우리가 지정봉투를 만들었습니다, 체험봉투. 그래서 3kg가 들어갈 수 있는 봉투를 나눠드리면서 1만 원씩 체험비를 받습니다.
◇ 김현정> 1만 원만 내면 3kg 가득히. 꾹꾹 눌러서 가져가도 됩니까? (웃음)
◆ 구본국> 꾹꾹 눌러도 됩니다. 아마 마음씨 좋은 농가에서는 양파망을 어떻게 해야 많이 들어간다는 것까지 알려드릴 겁니다.
◇ 김현정> 그 비결이 있어요, 꾹꾹 눌러 담는?
◆ 구본국> 정직하게 담으면 한 2.5kg밖에 안 들어갑니다. 그런데 담는 방법에 따라서 3.5kg까지 가능합니다.
◇ 김현정> 알려주세요. 지금 들으시는 뉴스쇼 청취자들은 좀 이 비밀 하나 정도 알아가도 되잖아요.
◆ 구본국> 그러면 제가 팁 하나 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그러시죠.
◆ 구본국> 양파망을 농가에서 받으시면 밤을 담으면서 땅바닥에다 툭툭 두들겨주세요. 그러면 공 마냥 배구공처럼 둥그러집니다.
◇ 김현정> 양파망이 길쭉한 게 아니라 둥그렇게 늘어지는 거군요?
◆ 구본국> 그렇죠. 길쭉하게 담았을 때는 그건 2.5kg밖에 안 들어갑니다.
◇ 김현정> (웃음) 구 선생님, 이거 이렇게 알려줘도 괜찮은지 모르겠어요, 마을 분들 한테?
◆ 구본국> 글쎄 저는 내일 잘못하면 몰매 맞을 수도 있을 확률이 있겠는데요. (웃음)
◇ 김현정> 공주 알밤. 이야기하다 보니까 예전에 시골집 가서 뒷산에 알밤, 주렁주렁은 아니지만 산에 떨어져 있던 알밤 주워와서 구워먹고 이러던 생각이 나는데 좋습니다. 끝으로 공주 알밤 자랑할 시간 좀 드릴까요? 하시죠.
◆ 구본국> 우리 인심 좋은 공주에 오셔서 밤 많이 드시고 가십시오. 건강에도 좋습니다.
◇ 김현정> 많이 오세요, 이렇게도 하세요.
◆ 구본국> 놀러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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