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성당 흉기살해범 첸궈레이(50)씨. (사진=자료사진)
제주 성당에서 6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중국인의 명확한 범행동기가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사건이 검찰로 넘어 갔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구속된 중국인 첸궈레이(50)씨에 대해 기소의견을 달아 관련 사건을 23일 제주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첸씨는 지난 17일 오전 8시 45분쯤 제주시 모 성당에서 홀로 기도하던 60대 여성을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문제는 첸씨의 범행동기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는 점이다.
첸씨는 범행 7시간만에 검거된 이후 경찰 진술에서는 전 부인 2명의 외도로 여성에 대한 반감이 있어 범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 여성이 범행 하루 뒤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는 누군가 내 머리에 칩을 심어 범죄를 조종했다고 진술을 바꿨다.
또 22일 성당 현장검증에서는 나는 정상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했다.
경찰은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망상장애에 의한 비합리적 사고가 범행계획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망상장애는 모순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가지 이상의 생각을 1개월 이상 지속해서 하는 것을 말한다.
첸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망상장애라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범행동기는 오리무중인 상태로 사건이 검찰에 송치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제주지검은 첸씨의 범행동기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안에 요청한 병원치료와 범죄전력, 가족관계 자료 등을 넘겨 받으면 수사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정신과 치료 전력이 있는지, 중국에서도 유사한 범죄를 저질렀는지 등이 범행동기 규명에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들어온 목적과 성당이나 교회를 찾게 된 배경 등도 규명 대상이다.
범행동기와 별개로 경찰은 첸씨가 범행 이틀 전 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하고 사건 현장을 2차례에 걸쳐 찾아간 정황 등을 토대로 계획범죄라고 판단했다.
첸씨는 경찰 추궁에 어린 여성은 너무 불쌍하고 성인 남성은 반격할 것 같아 20대 이상의 여성을 범행대상으로 삼았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