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을 처벌하는 대신 상담위탁이나 보호관찰, 접근제한 등 처분을 내리는 '가정보호' 재판이 지난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선변호인 선정은 역대 최고였다.
◇ 가정보호 사건 2만건 넘어서…5년 전보다 6배 넘게 급증올해 발간된 2016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가정보호 사건은 2만131건으로 전년 9489건 보다 2배 넘게(112%) 증가했다.
이는 2011년 3087건과 비교하면 6배 이상(552%) 폭증한 것이다. 가정보호 사건은 2011년 이후 2012년 3801건, 2013년 6468건을 기록해 꾸준히 증가세다.
대법원 관계자는 "일단 검찰이 과거에는 기소유예로 처리하던 경미한 가정 내 폭력 사건을 적극적으로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주요한 증가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요죄명별로 보면, 상해·폭행이 84.4%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어 협박 8.0%과 재물손괴 6.4% 순이었다.
법원은 지난해 전체 접수 사건 중 1만6868건을 처리했는데 52.9%인 8917건에 대해 보호처분을 했다.
이 가운데 상담위탁(8호) 2705건, 보호관찰(5호) 1673건, 사회봉사·수강명령(4호) 1366건, 4·5호 1326건, 5·8호 530건, 접근행위제한(1호) 138건 등이었다.
가정폭력사건에 대해 검찰은 중상해 이상의 무거운 범죄에 대해선 형사처벌을 받도록 재판에 넘기지만, 상당수 사건들은 가족구성원간 벌어진 일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 가정법원에 보호사건으로 보낸다.
◇ 국선변호인 선정 역대 최고치…"형사방어권 권리의식 높아져"
한편, 지난해 국선변호인 선정 건수는 12만5356건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전년도보다 0.9% 늘어났고, 2006년 6만3973건과 비교하면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심급별로는 상고심 국선변호인 선정이 가장 크게 늘었다. 2006년 2328건에서 10년 만에 1만228건으로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형사 사건이 복잡해지고 형사방어권 등에 대한 국민의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국선변호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발간 40주년을 맞은 사법연감은 법원 홈페이지 등에서 전자파일로 열람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