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제공)
#1. 인터넷 방송계의 유재석이라 불린다는 1인 미디어 창작자 '대도서관'. 게임 방송을 하는 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120만 명에 달한다. 유튜브 광고를 통해 얻는 수입이 월 2000만여 원에 달하는데, 직접 제작하는 광고 수익까지 합치면 월 5000만~6000만 원 이상을 벌어들인다고 한다. 10여 년 전 UCC열풍이 불던 시절부터 인터넷 방송을 했다는 그가 이런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데는, 과거에 만들어 둔 영상이 새로 유입된 팬들에 의해 '다시보기' 되고 있기 때문이다.
#2. 인터넷 생방송 스타 BJ '디바제시카'. 섹시한 영어선생님으로 통하는 그녀는 단순히 영어 단어·문법만을 가르치는 게 아니다. 여행과 문화 정보, 심지어 각 나라의 미스터리한 사건들까지 다루며 콘텐츠를 알차게 꾸미고 있다. BJ계의 스타로 떠오르자 라디오 출연, 강연 요청도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그는 현재 광고 제작과 후배 BJ들을 양성하는 MCN(Multi Channel Network) 사업도 벌이고 있다.
#3. 노래 콘텐츠 방송을 하는 BJ '버블디아'는 케이블 방송에 출연해 우승하면서 음원까지 나온 실력자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배우활동을 했지만, 무명생활에 어려움을 느낀 그가 선택한 것은 인터넷 생방송이었다. 오직 자신의 노래를 듣고, 응원해 주는 팬들이 있기에 그는 매일밤 작은 콘서트를 열 수 있다.
25일(일)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스페셜'에서는 1인 미디어 전성시대를 다룬다.
B급 장르로 인식되던 에로영화와 대중의 접점을 넓혀 온 봉만대 감독의 최근 관심사는 1인 미디어다. 그는 '센스봉'이라는 별칭으로 1인 미디어 시장에 진출하려 한다. 그런데 그에게 1인 미디어는 너무나 낯선 세상이다. 인터넷 방송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봉 감독이 SBS스페셜과 함께 나섰다.
1인 미디어는 개인이 스스로 만든 콘텐츠를 직접 송출할 수 있도록 돕는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다. 블로그 등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이 이에 해당한다. 이 분야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는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한 청년은 자신이 게임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한해 130억 원의 벌고 있다. 국내 인기 유튜브 스타들의 연봉도 2억 이상이다. 월트디즈니, 드림윅스 같은 거대 기업들 또한 수조 원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해 1인 미디어와 창작자를 육성하는 MCN 분야에 뛰어들었다.
◇ 진화냐 소멸이냐…브레이크 없는 1인 미디어의 미래는?유튜브를 주축으로 1인 미디어 시장이 커가는 미국, 유럽과 달리 한국에서 유독 인기를 끌고 있는 플랫폼은 인터넷 생방송이다. 그 대표 격인 아프리카TV의 동시 시청자 수는 무려 5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BJ라 불리는 방송 진행자가 자신의 방에 들어온 시청자들과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런 정서적 교감을 바탕으로 BJ들은 그들만의 왕국을 건설 중이다.
1인 미디어의 주요 소비자는 10대를 중심으로 한 청년층이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젊은 세대에게는 TV보다, 아프리카TV나 유튜브 영상이 더 익숙하다. 이렇게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1990년대 후반 이후 출생자들을 '모어모바일(More Mobile) 세대'라 부른다. 그들에게 1인 미디어 스타는 선망의 대상이자, 닮고 싶은 존재이기도 하다. 요즘 10대들이 열광하는 스타는 방송국보다 1인 미디어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10여 년 전 태어난 1인 미디어가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몸집을 불리기 시작한 것은 최근 몇 년 사이다. 그러다보니 제대로 된 규제나 관심 부족으로 사건·사고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 스타로 불리는 한 1인 미디어 창작자는 목표로 정해둔 수만큼의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러줄 경우 엽기적인 공약을 실천한다. 선인장을 먹고 압정 위에 눕는가 하면, 심지어 자기 다리 위로 자동차가 지나가게 하기도 한다. 공약이 자극적일수록 인기 또한 치솟는 상황이다. 일부 10대들은 존경하는 인물로 그를 꼽는가 하면, 위험천만한 공약들을 따라하는 영상까지 만들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 뒤 작은 회사에서 경리로 일하던 한 여성은 애청하는 인터넷 생방송의 남자 BJ에게 1억 5000만 원어치의 사이버 머니를 선물했다. 그 돈은 회사에서 횡령한 것이었고 그녀는 현재 수감 중이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다면 누구나 1인 미디어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승승장구하는 1인 미디어의 기세는 웬만해서는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잡은 분위기다.
그러나 1인 미디어의 성장 속도에 비해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진지한 논의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미디어 환경을 바꿔갈 차세대 산업으로 발전할 것인가. 아니면 잠깐의 유행으로 사라질 것인가. 갈림길에 선 1인 미디어가 어떤 길을 걷게 될지, SBS스페셜에서 실마리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