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을 수사하는 검찰이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을 '사익추구형 공직부패 사범'으로 규정하며 한 차례 기각됐던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기로 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강 전 행장에 대해 보완수사를 하고 신속하게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라고 25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부실 원인과 책임자를 규명하는 수사를 흔들림 없이 진행하겠다"며 이같은 입장을 내놨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이 구속기소된 남상태(66) 전 대우조선 사장의 비리 혐의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지인 김모씨가 운영한 바이오 업체 B사에 거액 투자를 사실상 강요한 것으로 파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강 전 행장이 당시 남상태 사장의 비리 사항에 명확하게 책임을 묻고 불투명한 회계에 대한 실사 등 필요한 조치를 했다면 현재의 대우조선 사태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강 전 행장이 임우근 한성기업 회장 측에서 1억원이 넘는 금품을 받은 것 역시 무거운 범죄라는 입장이다.
임 회장은 명절 때마다 500만원씩 현금을 건넨 혐의가 있는데, 과거 송광호 전 의원 판례를 보면 명절이나 휴가, 연말에 금품을 받은 경우 징역 4년이 선고돼 강 전 행장의 사안 역시 매우 중요하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서도 "산업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친구 관계를 가장해 지속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받으면서 한성기업 등에 대출 편의를 줬다"며 "사익추구형 부패 사범"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강 전 행장 측은 임 회장으로부터 고문 자격으로 받은 일부 경제적 지원 외에는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는 전날 "주요 범죄혐의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는 등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