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집회도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아 쓰러진 뒤 지난 25일 숨진 농민 백남기씨의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이 발부된 것에 대해 야권은 "무리한 영장 집행은 묵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28일 오후 백씨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압수수색 검증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다만 영장을 발부하며 장소와 방법, 참관인 등 부검절차를 유족과 협의하고 부검과정을 영상촬영 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이런 결정에 대해 야권은 향후 무리한 영장 집행은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영장 발부 직후 서면브리핑을 내고 "유족이 그토록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검경의 부검영장을 받아들였다는 것은 매우 아쉽고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변인은 "단, 법원은 이번 부검영장 집행에 있어 가족의 의사를 최대한 중시할 것을 명시했다"며 "만약 검찰과 경찰이 무리한 영장 집행으로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국민적 추모분위기를 방해하거나 유가족의 입장에 반하는 행위로 또 다른 충돌을 만든다면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오늘 법원의 영장 발부는 사법부가 권력의 폭력에 권력에 무릎 꿇은 것으로 사법부의 치욕으로 기억 될 것"이라고 혹평했다.
한 대변인은 "조건을 달았지만 이는(영장 발부는) 검경의 부당한 영장 집행에 법원이 길을 터 준 것"이라며 "이 나라의 사법부에 과연 정의가 존재하는지,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특히 "영장 집행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진다면 법원 또한 그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만일 강압적인 영장 집행으로 폭력의 굿판이 벌인다면, 박근혜 정권은 추악한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