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북한에서 작황 조사를 하는 모습(사진=FAO)
유엔의 북한 내 작황 조사가 올해도 무산돼 3년째 북한 주민들의 정확한 식량 사정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정보, 조기경보국'의 크리스티나 코슬렛 아시아 지역 담당관은 "북한이 올해도 유엔에 작황 조사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28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말했다.
코슬렛 담당관은 "북한의 요청을 받는다 해도 실사단을 파견하기에는 이미 늦어 사실상 올해 작황 조사를 실시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은 북한 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작황 조사를 위해 북한에 실사단을 파견하고 있다.
코슬렛 담당관의 "작황 조사는 일반적으로 본격적인 추수 직전이나 추수 시기에 실시되는데 올해의 경우 9월 말에서 10월 초가 적기였다"고 설명했다.
식량농업기구는 지난 1995년부터 세계식량계획(WFP)와 함께 매년 한 두 차례 실사단을 북한에 파견해 작황과 식량안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유엔의 작황 조사는 실사단이 현지 관리들과 협동농장 관계자들을 만나고, 수확 또는 재배 중인 곡식을 점검해 수확량과 식량 부족분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 세계식량계획은 식량 사정이 취약한 지역을 선정해 병원과 개별 가구 등을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주민들의 식량 섭취량과 확보 경로, 영양 상태 등을 파악하고 있다.
코슬렛 담당관은 "작황 조사 없이도 북한 농작물 수확량은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지만, 주민들의 식량 사정을 파악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부자들도 북한 주민들의 정확한 식량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게됨에 따라 지원을 결정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식량농업기구는 올해 북한의 쌀 생산량을 240만t으로 예상했다.
식량농업기구는 최근 공개한 ‘국가보고서’에서 북한의 올해 쌀 생산량이 가뭄 피해가 심했던 지난해보다 23% 증가하고 올해 옥수수 수확량도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