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새누리당의 국정감사 거부와 정세균 국회의장에 대한 형사고발에 대해 지도부 회의를 통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국감을 진행하려는 새누리당 상임위원장의 감금 등에 대해 형사고발 등 모든 법적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29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법적 대응 등 강경한 방침으로 선회했다. 새누리당을 향해 "국감장에 돌아오라"며 추이를 지켜보던 입장과는 달리 법적 대응 불사 등 맞불 작전을 놨다.
이날 회의에서는 강대강으로 치달으면 국회를 정상화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도 있었지만 국회의장의 형사고발 등에 대해 "더이상 참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누리당 의원들의 국회의장에 대한 모욕과 비방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며 "의장을 욕보이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법적 근거도 없이 형사고발 하는 것은 헌법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포문을 열었다.
추 대표는 또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의장을 상대로 막말로 인신공격 쏟아내며 국회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며 "대단히 개탄스럽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의장에 대한 명예훼손을 즉각 중단하라"며 "의회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을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더민주도 법적 대응 등 엄정조치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더민주는 이르면 30일 본회의 과정에서 국회 의장에 대한 폭언과 막말, 의사진행 방해, 국정감사 파행 과정에서 위원장 감금, 불법 집회, 근거없는 비방 등에 대해 각종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정감사를 진행하려는 김영우 국방위원장을 사실상 감금한 것에 대해서는 형사 고발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가 강경 모드로 돌아선 데에는 새누리당이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에 대한 헌정 사상 유례없는 형사고발을 강행하고, 인신 공격을 이어가는 것에 대한 맞대응으로 분석된다.
앞서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정 의장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뉴욕과 워싱턴 교민 간담회에서 400여명의 교민들에게 국회의장 자격으로 만든 시계를 뿌렸다"며 흠집내기에 나섰다.
같은 당 조원진 최고위원 역시 최고위원·원내대표단 연석회의에서 "지난 뉴욕출장에서의 개인일정에 대한 일탈 제보도 있다"며 "경찰이나 검찰은 정세균 의원의 선거법위반에 대한 부분들을 철저하게 공개수사를 해야한다"고 공격했다.
지금까지 여당이 상임위원장인 상임위에 대해 따로 사회권을 요구하지 않았던 더민주는 다음주부터는 사회권을 이양받아 단독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는 충돌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국회가 목장의 결투가 되면 국민들이 국회를 어떻게 보겠느냐"며 "양당 모두 한발씩 물러나 정상화하자"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