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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새누리 폭로전에 정치권 진흙탕 속으로

    정세균 의장과 여야, 물고 물리는 법적 공방 불가피

    새누리당이 29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창원기자

     

    새누리당이 정세균 국회의장을 겨냥한 마구잡이 폭로전에 나서자 정세균 의장은 물론 더불어민주당까지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하면서 정치권이 진흙탕 속에 빠져들고 있다.

    정세균 의장을 향한 새누리당 공세가 사생결단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29일 새누리당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을 문제 삼아 정 의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정 의장이 그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도 청구했다.

    여기까지는 새누리당이 일찌감치 예고한 조치여서 '국회의원들의 국회의장 형사고발'이라는 사안의 심각성에도 놀라울 것은 없었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전혀 예상치 못한 카드까지 빼들었다.

    '당에 접수된 제보'라는 명목으로 '국회 공금 유용' 등 확인되지 않은 정 의장 개인 비리 의혹을 무차별적으로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최고위원과 원내대표단 연석회의에서 조원진 최고위원은 '최근 미국 출장에서 개인 일정 일탈', '국회 공금 지역구 활동에 유용' 등을 거론하며 정 의장을 겨냥했다.

    조 최고위원은 "많은 제보를 받고 있는데 그분이 정말로 대한민국 국회의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하나하나 파헤치겠다"며 지속적인 폭로전을 예고했다.

    그러자 그동안 새누리당 공세에 사실상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정세균 의장도 강경 입장으로 돌아섰다.

    정 의장은 김영수 국회 대변인을 통해 "명백한 허위사실이며 심각한 명예훼손에 해당되는 사안으로,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의혹 제기 수위를 더욱 높였다.

    김도읍 수석원내부대표는 "정 의장이 미국 출장 시 부인을 동행해 1등석에 태웠다"는 둥 앞서 조 최고위원이 제기한 의혹에 구체성을 더했다.

    정 의장 측은 다시 "당시 방미가 미 하원의장 공식 초청으로, 외교 의전 관례상 부부 동반이었고 경비는 당연히 국회 여비로 처리된다"고 반박했다.

    1등석 이용과 관련해서도 "국회의원수당등에관한법률과 규칙에 따르면 국회의장 여비는 국무총리에 준하고 공무원여비규정의 국무총리 항공권은 1등급"이라고 밝혔다.

    정 의장 측은 또 "공무원여비규정에 따르면 공무상 동행하는 공무원 배우자는 해당 공무원과 동일한 수준의 여비를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더민주도 정 의장을 적극 거들고 나섰다.

    추미애 당대표는 긴급 최고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의 국회의장 모욕과 비방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미애 대표는 "여당 의원들이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의장을 상대로 막말로 인신공격 쏟아내며 국회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고 개탄했다.

    추 대표는 또 "의장을 욕보이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법적 근거도 없이 형사고발 하는 것은 헌법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추 대표는 "의회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을 파괴하는 행위에는 더민주도 법적 대응 등 엄정조치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더민주는 이와 관련해 이르면 30일 본회의 과정에서 국회 의장에 대한 폭언과 막말, 의사 진행 방해, 국회 내 대규모 불법 집회 등에 각종 법적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더민주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정감사를 진행하려는 김영우 국방위원장을 사실상 감금한 것에는 형사고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 의장도, 새누리당도, 더민주도 모두 법적 대응을 강조하면서 국회의장과 여야가 서로 물고 물리는 이전투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회 파행 사태가 출구를 찾기는커녕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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