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2일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일주일째 단식 중인 이정현 대표를 만나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추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51분쯤 윤관석 수석대변인과 신창현 대표 비서실장과 함께 새누리당 대표실을 찾았다. 추 대표는 누워있는 이 대표 옆에 앉아 손을 잡고서 "이 대표님, 제 말 좀 들리세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이 대표는 눈을 감은 채 고개만 끄덕였다.
추 대표는 "다들 걱정을 많이 하신다. 우리 이 대표님이 중요한 위치에 계시고, 집권당 대표이시고, 무엇보다 건강이 많이 걱정된다"며 "제 생각에는 단식을 그만하시고 우리 대표님이 이보다 더 중하게 정치 지도력을 발휘해주셔야 나라가 굴러간다. 우리의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꼭 단식을 중단해주시고 국회에서 논의 못 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오히려 꽉 막히고 불가능할 때 정치력도 보여야 하고 하는 것 아닌가"라며 "앞으로 모든 게 중단돼 버렸으니까 우리 이 대표님이 먼저 마음을 푸시고 끊으신 곡기도 좀 드시면서…"라고 단식 중단을 거듭 호소했다.
이에 이 대표는 작은 목소리로 "고마워요"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3분여 간의 만남을 마치고 나와 옆에 있던 새누리당 박명재 사무총장에게 "잘 좀 논의해달라. 이렇게 중단이 돼 버렸으니. 하여튼 식사하시도록…"이라고 말했고, 박 사무총장은 "저희가 더 큰 걱정"이라고 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추 대표는 이 대표 방문 직후 취재진에게 "한지붕 아래 있으면서 제가 뉴스 보도를 보니 건강이 빨간불이라는 데, 인간적으로 들여다보고 단식 중단을 호소하는 게 같은 국정운영 파트너로서 도리가 아니겠느냐"고 언급했다.
그러나 '국회의장이 중립방안을 내놓으면 새누리당이 복귀한다고 한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건 아니다. 중립성 얘기를 먼저 꺼내면 안 된다"며 "어디 포인트를 맞추기보다 국정이 마비돼 있으니 물꼬를 트려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추 대표는 단식 사흘째였던 지난달 28일 이 대표에도 전화를 걸어 "정상적인 정치를 하자. 저도 할 일이 있으면 하겠다"며 단식을 풀 것을 권유했다.
한편, 추 대표의 방문에도 불구하고 양당 원내지도부는 강경한 입장이다.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이) 조건없이 국회를 정상화하고 국정감사에 임해야 한다"며 "진심으로 국회 정상화에 대한 생각이 있다면 의장에 대한 치졸한 인신공격과 흑색선전은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