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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한미약품 수출계약파기공시 불공정거래여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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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 한미약품 수출계약파기공시 불공정거래여부 조사

    자율공시 사항인데도 14시간 늑장공시...거래소 "이해하기 힘들다"

     

    한미약품의 수출계약 파기공시에 대해 금융당국이 불공정거래 여부 조사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시장의 혼란을 초래한 한미약품의 공시(수출계약파기) 등과 관련해 공시의 적정성과 미공개정보 이용행위 등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 위법사실이 발견되면 신속히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2일 밝혔다.

    한미약품은 지난 29일 장 마감 후인 오후 4시 33분 미국 제넨텍과 1조원 규모의 경구용 표적 항암제 기술수출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다음날 30일 오전 9시 29분에는 글로벌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8천억원대의 항암신약 올무티닙 기술수출계약 해지통보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30일 개장과 함께 5%대까지 치솟았던 한미약품의 주가는 갑작스런 악재공시로 투매성 물량이 쏟아져 나와 18.06% 폭락하며 연중 최저치인 50만 8,000원에 마감했다.

    하루 사이에 변동폭이 23%가 넘는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문제는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계약해지통보를 받은 것이 29일 오후 7시 6분인데 다음날 개장 이후 29분이 지나서야 늑장공시했다는 점이다.

    계약해지 통보에서 공시까지 무려 14시간 이상 걸린 셈이다.

    이로 인해 전날 제넨텍과의 계약성사 공시만을 보고 개장 초 한미약품 주식을 높은 가격에 사들인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었다.

    특히 30일 한미약품에 대한 공매도물량은 10만 4,327주로 상장 이후 최대물량을 기록했다.

    공매도는 기관투자자들이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주식을 빌려서 팔고 주가가 실제로 내려가면 싼값에 되사 빌린 주식을 갚는 투자기법으로, 한미약품의 미공개 정보가 사전에 유출돼 대량 공매도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한미약품의 수출계약 파기 공시는 여러가지로 이해하기 힘든 점이 있다. 무슨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다. 여러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금융당국이 나서 공시가 적정했는지,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한 내부나 외부 투자자는 없는지, 불공정 거래는 없었는지 등을 조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모든 공시는 거래소와의 협의나 승인사항이 아니고 공시가 필요한 사항이면 기업이 자율적으로 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한미약품측에서는 중대사안인데도 바로 공시하지 않고 거래소로 들고 왔고, 그것도 다음날 증시개장을 30분 앞둔, 이미 호가주문이 다 이뤄지고 난 뒤인 오전 8시 반에서야 들고 왔다.

    거래소 관계자는 “당시 거래소 직원은 중대사안으로 투자자의 손해를 가져올 수도 있는 만큼 불성실공시위반여부를 따질 겨를이 없다며 개장 전에 바로 공시하라고 했는데 한미약품이 입력하고 전송하는데 시간이 걸려서 결국 개장 이후 30분쯤 지나서 공시가 이뤄졌다. 중대사안의 공시를 13시간이 지나서 하겠다고 가져온 것도 그렇고 입력하고 전송하는데 그렇게 시간이 걸린 것도 그렇고 정말 이해가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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