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릴 수도 있지…"
- 아동학대에 너무 관대한 한국
- 6세 입양딸 살인도 처음엔 학대치사죄 적용
- 원영이사건, 일본 30년 vs 한국 15년
- 체벌금지법 도입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6년 10월 6일 (목)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명숙 변호사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부회장)
◇ 정관용> 계속해서 아동학대 예방협회 부회장 맡고 있습니다. 이명숙 변호사 연결하죠. 이 변호사 나와계시죠?
◆ 이명숙>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방금도 살인죄, 아동학대 치사죄 얘기를 좀 거론을 했었는데 이 변호사 보시기에는 살인죄 가능합니까?
◆ 이명숙> 살인죄 적용이 돼야죠. 왜냐하면 아이를 이렇게 테이프를 감아서 7시간이나 방치하는 것은 아이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다고 당연히 인식할 수 있거든요. 그것도 외출했다 돌아왔을 때 숨을 헐떡이는데 심폐소생술을 했다고 하는데 그건 믿을 수 없고요. 만약에 숨을 헐떡이는 현장을 목격했다면 바로 병원으로 후송했어야죠.
직후에 시신을 훼손하고 증거인멸하려고 했던 이런 모든 것들을 종합해 보면 죽어도 괜찮다,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라는 인식이 있다고 보여지고요. 그것은 곧 직접적인 죽일 의도는 아니었어도 죽어도 괜찮다라는 것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을 인정할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단계에서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서 일단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한 거거든요. 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을 했을까요?
◆ 이명숙> 우선 가장 중요한 거는 피해자의 진술과 피해자의 착취죠. 그런데 아이는 말이 없고 또 가장 중요한 증거인 시신도 훼손돼서 없어져버렸고 목격자도 없고 3명밖에 없잖아요, 그 집에 살았던. 사실상 이들이 공범인 거고. 이들이 모두 거짓말하고 말을 맞추고 있으니까 증명할 입증하기가 어렵다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들 그리고 이 사람들이 말하는 부분, 부분 진실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이들 3명이 가지고 있었던 휴대전화에 최근에 사진들이나 주고받은 문자 같은 것도 복구해 보고요. 그리고 또 이웃의 증언도 들어보고 한다면 이들이 어떤 상황이었고 또 정말 죽어도 괜찮다하는 미필적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는 충분히 입증이 가능하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검찰과 법원이 도대체 살인죄 인정하는 것을 너무나 인색하게 구는데요. 최근 5년 동안 200명 가까이가 사망했습니다마는 거의 지난 15년 동안 살인죄로 기소된 것 자체가 한 5건 정도밖에 안 되고요. 그중에 살인죄 인정이 된 게 9건밖에 안 됩니다. 울산계모사건이 최초였죠.
이처럼 전형적인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면 특히 부모가 아이를 살해했다라고 한다면 거의 대부분 살인죄 인정을 안 하는 우리. 너무나 온정주의적 그리고 관대한 이런 법원과 검찰의 수사태도 또 재판하는 인식이 바뀌어져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아동학대치사죄하고 살인죄하고 형량에 큰 차이가 납니까?
◆ 이명숙> 아동학대 처벌법에 의하면 아동학대 치사도 무기, 5년 이상의 징역형이고 살인죄도 무기 5년 이상 징역 혹은 같습니다마는 사형이 가능한 게 살인죄와 아동학대치사에 차이가 있습니다.
◆ 정관용> 사형이 있는 건 살인죄고. 아동학대치사죄는 없고.
◆ 이명숙> 네. 등
◇ 정관용> 그런데요.
◆ 이명숙> 법에는 이렇게 규정돼 있지만 둘 다 5년 이상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지만 아동학대치사는 대법원에서 정한 양형 기준표에는 보통 4년 내지 7년 최대 9년까지밖에 처벌이 안 되는 것이고요. 살인죄는 10년에서 16년까지도 처벌이 가능합니다. 더 낮게도, 높게도 가능하지만 대개는 이 범위 안에서 처벌을 하기 때문에 아동학대치사는 훨씬 더 형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우리 검찰과 법원이 살인죄로 기소하는 것도 살인죄로 유죄판결하는 것도 너무 인색하다, 그 이유가 어디 있다고 보세요.
◆ 이명숙> 온정주의라고 보여집니다.
◇ 정관용> 온정주의요?
◆ 이명숙> 네, 부모의 아주 대항할 수 없는 12살 미만의 평균 죽음을 당한, 살해를 당한 평균연령이 5.7세예요. 다섯살, 여섯살 된 아이들이 부모에 의해서 맞아주고 있는데 법원, 검찰에서는 자기 자식을 죽이려고까지 했겠냐, 때리다보니 그렇게 된 거지라는 생각에서 미약하고 자기를 방어할 수 없는 나이 어린 아이들의 특수성을 생각하지 않고 가르치려고, 훈육차원에서 하려고 했던 부모, 앞으로 살아나가야 될 부모 그 사람들 중심에서 생각을 하니까 형이 낮아지고 죄명도 아동학대치사, 상해치사, 폭행치사로 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 정관용> 전혀 안 그러다가 갑자기 돌발적인 사고 때문에 체벌을 하다가 갑자기 사망했다, 이러면 몰라도 지금 최근에 아동학대사건은 거의 대부분 거의 수년에 걸친 지속적 학대 끝에 이렇게 되는 거지 않습니까?
◆ 이명숙> 그럼요.
◇ 정관용> 그런데 그런 걸 어떻게 부모에 대한 온정주의가 나올 수 있을까요?
◆ 이명숙> 우리 사회가 폭력에 너무 관대한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대개 보면 가정폭력 조사를 해 보면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이 폭력을 경험했고 지금도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통계가 나옵니다. 이런 폭력이 일반화된 사회에 살고 있다보니 폭력에 대해서 굉장히 관대한 거죠. 그래서 때리면서 키우는 것이고 맞으면서 자라는 거야라고 생각하다보니 그렇게 오랫동안 학대를 해도 아이들이 좀 조금 심했네라든가 이렇게 되는 건데요.
특히 스웨덴이 79년도에 세계에서 최초로 일제 체벌을 금지한 법을 만든 나라입니다. 이 나라도 처음 아이들에 대해서 일체 체벌을 때리는 거 금지한다, 뺨 한 대 때리는 것도 안 된다는 이야기 그런 법을 만들자라고 얘기 했을 때 전국민의 70%가 반대했습니다. 아이들은 때리면서 키우는 것이지. 그랬는데 30여 년이 지난 2011년에 다시 조사를 했더니 92%가 때리는 것은 잘못됐다. 어떠한 경우에도 때리는 안 된다.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이 잘못된 행위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안 때리고 있거든요.
우리나라도 체벌금지법이 도입돼야 되고요. 때릴 수도 있는 거지라는 생각부터 전혀 안 된다라고 정부에서 캠페인을 해야 되는 것이고요. 국민들이 인식이 이분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는 거구요. 때리지 않아도 다 아이들 잘 키우고 있습니다. 일체 체벌이 금지된 나라가 전세계에 48개 나라가 있습니다.
◇ 정관용> 맞습니다.
◆ 이명숙> 왜 우리나라 아이들은 맞고 자라야 하나요.
◇ 정관용> 아동학대가 심각하니까 지난 2014년 2년 전에 아동학대특례법까지 도입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2년 사이에 줄어들기는커녕 계속 더 빈발하고 있어요. 아동학대특례법 무용지물이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명숙> 아동학대특례법이 생겨서 아동학대가 더 많이 드러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기존에 묻혀 있었던 사건들이 오히려 수면 위로 더 많이 드러나게 됐다라고 보여지는 거죠. 아동학대처벌특례법이 만들어짐으로써 오히려 주변사람들이 신고하는 것이 높아지는 거고요. 이 법으로 인해서 국민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져가고 있고.
◇ 정관용> 긍정적 기여가 분명히 있네요?
◆ 이명숙> 많죠. 그렇지만 아직 형량은 자기 아이를 살해해도 7년밖에 평균 7년밖에 안 될 정도로 형량이 너무 낮아서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좀 더 바뀌었어야 하고 법조계 인식도 많이 바뀌어야 되고 형량도 좀 더 엄격하게 적용돼야 합니다. 가까운 일본만해도 이번 사건 원영이 사건처럼 30년 이상 형에 되거든요. 우리나라는 너무 관대하죠.
◇ 정관용> 원영이 사건 욕실에서 락스세례받고 사망한 사건이지 않습니까? 가해자인 징역 15년 선고됐는데 일본 같으면 30년이다.
◆ 이명숙> 30년, 무기징역.
◇ 정관용> 형량을 대폭 높일 필요가 있다, 이 말씀, 그리고 애초에 아동학대를 미연에 차단하는 쇼크를 주기 위해서도 체벌금지법이 필요하다, 이 말씀이군요.
◆ 이명숙> 네, 하나하나 나타나는 사건들에 대해서 그 가해자인 부모들을 엄벌에 처하는 것만으로는 언제까지나 되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되고요. 사회 분위기가 바뀌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은 계속 이렇게 끔찍한 모습으로 살해당할 것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웨덴과 같은 역사적인 교훈도 있으니까 우리도 체벌금지법을 시행하자, 이 말씀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명숙> 고맙습니다.
◇ 정관용> 아동학대예방협회 이명숙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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