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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 딸 시신 불 태운 양부모…성난 주민들 "처형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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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세 딸 시신 불 태운 양부모…성난 주민들 "처형시켜"

    성난 주민들 욕설과 고함…피의자들 담담히 재연

    7일 오전 경기도 포천시의 한 아파트에서 입양한 6살 딸을 살해한 뒤 시신을 불태운 혐의로 체포된 양부모와 동거인 이모양에 대한 현장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얼굴은 왜 가려. 모자 벗겨. 죽여. 아주 그냥 처형시켜. 야 이 XX야. 너도 이제 끝났다."

    7일 오전 11시쯤 경기도 포천의 한 아파트단지.

    입양 딸 학대 살해사건의 피의자들이 현장검증을 위해 호송차 두 대에 나눠 타고 자신들이 살았던 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포승줄에 묶인 채 차에서 내린 양부(47)와 양모(30), 동거인(19·여) 등 3명은 모두 모자를 푹 눌러쓴 채 하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양부모는 고개와 허리까지 푹 숙이며 경찰관들에게 이끌려 황급히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동거인만이 고개만 살짝 숙인 채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현장에 있던 50여 명의 주민들은 "얼굴은 왜 가려. 모자 벗겨. 죽여 아주 그냥 처형시켜. 야 이 XX야. 너도 이제 끝났다"며 욕설과 함께 고함을 쏟아냈다.

    이 아파트의 주민들은 현장검증이 진행되는 동안 밖으로 나오지 않고 창문을 모두 굳게 닫고 있었다.

    30분쯤 뒤 양부가 먼저 담요를 씌운 마네킹을 승합차에 넣은 뒤 양모와 동거인이 뒤이어 나오면서 주거지에서의 현장검증은 끝났다. 주민들은 이들이 현장을 떠날 때까지 고함치며 비난했다.

    7일 오전 경기도 포천시의 한 아파트에서 입양한 6살 딸을 살해한 뒤 시신을 불태운 혐의로 체포된 양부모와 동거인 이모양에 한 현장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경찰은 이들이 파리채로 학대하고 테이프로 묶는 장면 등을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재연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장을 줄곧 지켜보던 주민 박모(61·여)씨는 "옆집에서 우는 아이의 소리를 들었는데 혹시 보복을 당할까봐 신고를 못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털어놨다.

    주민 고모(70·여)씨는 "짐승도 사람한테 얼마나 사랑받고 사냐"며 "미우면 차라리 못 키우겠다고 A양을 내보냈으면 되는데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경찰은 차를 타고 10분쯤 가던 중 도로변에 잠시 들러 양부가 A양의 옷가지들을 담은 투명 비닐봉지를 버리는 장면을 재연하게 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마지막 장소로 이동했다.

    이들은 또 다시 15분쯤 차를 타고 한 야산에 도착한 뒤 공터에 차를 주차했다. 양부가 담요에 씌운 마네킹을 어깨에 메고 동거인과 함께 올라갔다. 양모는 입구에서 사람이 오는지 망을 봤다.

    7일 오전 경기도 포천시의 한 아파트에서 입양한 6살 딸을 살해한 뒤 시신을 불태운 혐의로 체포된 양부모와 동거인 이모양에 대한 현장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양부는 사전에 답사해 돌 구덩이 안에 쌓아놓은 나무들 위에 마네킹을 올려 토치를 이용해 3시간 동안 태운 뒤 돌로 분골하는 과정을 재연했다. 동거인은 옆에 서서 줄곧 지켜봤다.

    2시간 가량 동안 고개를 푹 숙이며 당시 상황을 재연하던 이들은 오후 1시쯤 현장검증을 마치고 호송차에 태워져 현장을 떠났다.

    정기보 인천남동경찰서 형사과장은 "살인죄를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내일까지 보강수사를 벌인 뒤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부모는 지난달 28일 밤 11시 포천시의 한 아파트에서 A양의 온 몸을 투명테이프로 묶은 뒤 17시간 동안 혼자 방치해 다음날 숨지게 한 뒤 동거인과 함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지난 4일 구속됐다.

    이들은 아이를 살해해 시신을 불태운 뒤에도 태연하게 인천 소래포구 축제장에서 실종신고를 하고 포털 사이트에도 아이를 찾는다는 글을 사진과 함께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집을 나설 때부터 폐쇄회로(CC)TV에 아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 점을 수상히 여긴 경찰의 추궁 끝에 결국 덜미를 잡혔다.

    양부모는 평소에도 A양에게 벽을 보고 손을 들게 하거나 파리채로 때리고, 테이프로 손과 발을 묶어놓는 등 주기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거녀도 학대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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