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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건물·차 둥둥' 태풍 휩쓴 울산 현장 가봤더니…

사건/사고

    [영상] '건물·차 둥둥' 태풍 휩쓴 울산 현장 가봤더니…

    태풍 지난 자리에 최대 120㎜ 비 예보…복구 지연 우려

    "또 비가 온다고요? 겁날 것도 없습니다. 모든 걸 잃었는데 뭐…."

    비가 예보된 7일 오전 태풍 '차바' 영향으로 최악의 침수 피해를 입은 울주군 반천현대아파트 일대는 복구작업으로 몹시 분주했다.

    소방차와 경찰차가 연신 오갔고 그 사이로 자원봉사자들이 아파트 곳곳에 쌓인 검은 진흙을 걷어냈다.

    복구작업이 이틀 동안 이뤄지면서 아파트 주변은 어느정도 정리가 된 모습.

    그러나 태풍이 남긴 깊은 상흔은 곳곳에서 확인됐다.

    침수 피해를 입은 울산시 울주군 반천현대아파트 상가 슈퍼마켓의 모습. (사진=이상록 기자)

     

    물에 잠겼던 아파트 상가 지하 1층 슈퍼마켓은 말 그대로 처참했다.

    진흙을 뒤집어 쓴 과자봉지와 담배, 우유 등 온갖 물건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물에 휩쓸렸던 냉장고는 제자리에서 벗어나 나뒹굴었고, 천장 일부는 무너져 내려앉았다.

    23년간 운영하던 슈퍼마켓을 한순간에 잃은 이점재(53) 씨는 태풍의 충격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계단으로 물이 조금씩 흘러내리더니 갑자기 물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어왔다"며 "남편이 가게 안에 있었는데 조금만 늦었다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3~4억 원을 손해봤다는 생각에 남편은 며칠 동안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있다"며 "20대 때부터 이곳에서 장사를 했는데 태풍이 20년이 넘는 세월을 묻어버렸다"고 말했다.

    태풍이 몰아닥쳤을 당시 이 아파트에서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아파트단지 밖에 주차된 차를 옮기기 위해 집을 나섰던 60대 남성이 강물에 휩쓸려 숨진 것.

    이웃 주민들은 자신의 일처럼 가슴 아파하고 있다.

    한 주민은 "항상 밝은 표정으로 먼저 인사를 했기 때문에 아주 좋은 분이라고 생각을 했었다"며 "부부 금슬이 워낙 좋았는데 남편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되자 부인은 수차례나 기절을 할 정도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울산시 울주군 반천현대아파트 인근 논에 침수 피해 차량이 덩그라니 놓여 있다. (사진=이상록 기자)

     

    현재 이 아파트에서는 전기와 수도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지하주차장에 가득 차 있던 물을 빼내는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태풍이 휩쓸고 간 울산에 또다시 최대 120㎜의 비가 예보되면서 복구현장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주민들은 복구작업이 더뎌지지나 않을까 걱정 섞인 한숨을 내쉬고 있다.

    주민 박혜란(34) 씨는 "조만간 수도와 전기가 복구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좋아했는데 비 때문에 복구가 늦어질까 걱정스럽다"며 "추가 피해가 없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비 소식을 접한 일부 주민들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자포자기의 심경을 그대로 드러냈다.

    한 주민은 "모든 것을 잃다보니 무서울 것이 없다. 비가 더 온다 한들 지금보다 더 나빠지겠나"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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