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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준, 금감원 조사 무마·말맞추기 시도"

법조

    "진경준, 금감원 조사 무마·말맞추기 시도"

    김정주 "4억여원 빌려준 돈, 진경준이 검사여서 달라 못해"

    진경준 전 검사장(자료사진/윤창원 기자)

     

    '넥슨 주식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진경준(49) 전 검사장이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48) NXC 회장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조사 무마를 시도한 정황이 법정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진 전 검사장은 또 언론에 주식 대박 사건이 보도된 이후 김 회장에게 거짓 진술을 요구하며 '말맞추기'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김 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하면서 "지난 2014년 김 회장이 해외부동산 미신고 건으로 금감원 조사를 받게 되자 진 전 검사장에게 조사 상황 등을 알아봐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공개한 이메일에는 김씨가 "제 지저분한 인생 늘 도움을 잘 줘왔던 경준씨에게 부탁해놨으니 이 친구의 '청탁'에도 기대를 좀 해보려고요"라고 직원에게 보낸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진 전 검사장은 김씨에게 '걱정할 필요 없다'는 식으로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김씨는 "언론에 보도된 사안이라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처분을 받았다"며 무마 의혹을 부인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진 전 검사장이 김 회장에게 말맞추기를 요구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검찰이 공개한 김 회장의 진술조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진 전 검사장이 '네가 돈을 먼저 주겠다고 했다고 말해달라. 차도 회사에서 리스를 했는데 그냥 사용하라면서 줬다고 말해달라'는 취지로 부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넥슨지주회사) 회장(자료사진/윤창원 기자)

     

    이날 오전 공판에서는 김 회장이 진 전 검사장의 검사 신분을 의식해 빌려준 돈을 포기했다고 증언했다.

    김 회장은 검찰이 "진 전 검사장이 검사였기 때문에 돈을 돌려달라고 못한 게 아니냐"고 묻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런 이유도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진 전 검사장의 직위를 의식한 뇌물이었음을 인정했다.

    진 전 검사장 측은 공판에서 줄곧 "사업적으로 성공한 김씨가 친구 사이에 베푼 호의나 배려였을 뿐 뇌물이 아니다"며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강하게 부인해왔다.

    검찰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2005년 평소 친하게 어울렸던 진 전 검사장과 김상헌 네이버 대표, 박모 전 NXC 감사에게 넥슨 주식 1만주씩을 매입하라고 권유하면서 돈을 빌려줬다.

    김 대표와 박 전 감사는 돈을 갚았지만, 진 전 검사장은 주식 매입자금 4억 2500만원을 끝내 돌려주지 않았다.

    이날 공판에서 김 회장은 "진 전 검사장이 돈을 갚는 게 늦어지면서 고민이 됐다"며 "원래 빌려주려고 했다가 돌려받지 못할 것 같아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당시 회사 주식이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가느니 제가 아는 사람들에게 가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며 "사려 깊게 처리하지 못했고 지금도 깊이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지난 7월 구속기소된 진 전 검사장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반면,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김 회장은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

    진 전 검사장은 2005년 6월 김 회장으로부터 4억 2500만원을 받아 넥슨의 비상장 주식 1만주를 매입한 뒤 이를 되판 돈으로 넥슨재팬 주식을 사들였으며, 지난해 2월 검사장 승진 시점에서 주식을 모두 처분해 120억원대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또 2005~2014년에는 미국과 일본 등지로 11차례 가족 해외여행을 떠나면서 김 회장이 여행경비 5000여만원을 대신 내도록 했으며, 2008년에는 넥슨 측으로부터 제네시스 차량을 무상으로 리스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이날 법정에서 "진 전 검사장이 제네시스 차량을 리스해달라고 부탁해서 들어줬고, 먼저 여행경비를 지원하겠다고 한 적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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