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사진=박종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최근 며칠 사이 행보가 당 안팎으로부터 잇따른 공격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한강 투신' 발언에 이어 13일에는 대기업 경제연구소장들과의 경제 간담회 예정 사실을 놓고도 비판대에 올랐다.
(사진=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 글에서 "'문재인표 경제행보'는 당연하다"면서도 "그러나 오늘 4대 대기업 경제연구소장들과 간담회를 갖는 것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기에 취소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정감사 정국에서 야당이 미르·K스포츠재단 문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해체를 거론하고 법인세 인상 등을 주장하는 상황임을 지적한 뒤 "혹시라도 국회 국감이 무뎌질까 염려돼 말씀 드림을 이해 바란다"고 했다.
당내 일각에선 오히려 더 큰 비판이 가해졌다. 박영선 의원 역시 비슷한 시각에 '변하지 않은 고 노무현 대통령 측근(1)'이란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올려 맹타를 가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페이스북 캡처)
박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은 … 중략 … 중소기업과의 공생이나 자사의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 개선에는 눈감고 있는 대기업의 문제를 지적하고, 건강한 경제질서를 만들기 위해서 국회에서 싸우고 있는데 그 대기업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이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라고 말했다.
그는 또 "참여정부가 삼성경제연구소와 손잡고 집권 후반 재벌 개혁 타이밍을 놓쳐 결국 정권 실패의 길로 접어들었다"며 "또 그 길을 반복하시겠다는 것인지?"라고 물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0일에도 한 행사에서 내년 대선 패배시 한강에 뛰어들겠다고 했다가 여야 모두로부터 협공을 받았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문 전 대표가 천주교 신자임을 겨냥해 "천주교에서 자살은 손꼽히는 죄악"이라고 깨알같이 지적한 뒤 '날라리 신자'라고 비꼬았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당시에도 비판대열에 합류했다. 높은 자살률과 교육적 악영향 등을 거론하며 "정치인은 말조심해야 한다"고 훈수하듯 꼬집었다.
물론 정치권에선 문 전 대표의 발언이 신중치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집권 가능성이 높은 유력 대선주자라면 훨씬 더 사려 깊고 무게감 있는 처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의 강조어법으로 나온 표현까지 꼬투리 잡는 것은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달려드는 식의 과잉반응이란 지적이 많다.
대기업 경제연구소장들과의 간담회 역시 최근 국감 상황과 관계없이 사전 약속됐던 행사임을 감안하면, 원외 인사의 원외 행사를 현재의 원내 일정과 결부시킨다는 점에서 무리한 측면이 있다.
대기업 싱크탱크만 만나는 것은 잘못이지만 대기업 싱크탱크라고 터부시하는 것도 또 다른 편향이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문 전 대표에게 제기할 수 있는 진짜 문제는 이런 안팎의 견제에 대처하는 태도와 역량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대권행보를 본격화한 이상 '문재인 흔들기'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고 유권자들은 그가 얼마나 잘 버텨내는지도 중요한 체크 포인트로 삼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