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하향했다. 3%에 못미치는 저성장이라고 하지만 구조조정, 미국의 금리인상 등 각종 리스크들이 도사리고 있어 이마져도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은은 13일 내년 우리 경제가 2.8% 성장할 것으로 전망, 7월 전망치보다 0.1%포인하 낮췄다. 그러나 2.2~2.5%인 민간경제연구소에 비해선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한은의 전망치가 너무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은은 내년에는 원자재가격 상승과 세계경제의 교역신장 등으로 수출이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요인도 있어 낙관적 전망으로만 불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하방 리스크를 많이 지적하지만 경기 회복을 촉진할 수 있는 상방 리스크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원자재가격이 상승하면 신흥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높아질 것이고, 교역신장률의 호전도 예상되는 등 상방요인도 몇가지 있다"고 말했다.
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상하방 리스크 중 어디에 비중을 더 두느냐에 따라 전망치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원유가격 상승 등으로 신흥국 경제가 호전되고, 세계교역도 증가하면 미국, 일본, EU 등에 대한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데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경제연구소들의 판단은 다르다. 한은은 우리경제가 올해 2.7%, 내년에 2.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올해보다 내년이 훨씬 더 좋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저금리의 영향으로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면서 올해 성장을 이끌었던 건설은 내년부터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소비세 인하 등의 정책효과가 사라지면서 소비도 줄고, 수출 또한 보호 무역주의 심화와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등으로 기대만큼 증가하기 어렵다고 본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내년에는 세계 경제환경도 안 좋아지고, 내수의 정책효과도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 여건도 보호주의 무역, 브렉시트처럼 글로벌화와 반대되는 흐름이 계속 될 것이고, 정책효과와 재정정책효과도 올해보다 안 좋아지는 등 여러 가지로 내년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미국의 기준금리인상, 브렉시트 영향의 본격화 등 굵직굵직한 복병들도 도사리고 있다.
더구나 갤럭시 사태와 현대자동차 파업도 사태의 추이에 따라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 파장이 조기에 수습된다면 갤럭시는 대체수요 등으로 어느정도 손실을 만화할 수 있고, 현대차도 조업시간 연장 등을 통해 파업으로 빚은 생산차질을 어느 정도 보전할 수 있어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러나 사태가 악화된다면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우리 경제를 견인하는 쌍두마차인 만큼 우리 경제에 미칠 손실도 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