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체 철도선로 유지보수 작업구간 중 24%는 최소 작업시간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선로길이·작업량은 늘었지만 유지보수 인력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철도안전이 취약해 국내 철도종사자 사고율은 선진국의 5배에 이르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학재 의원이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전체 92개 노선의 선로 유지보수 작업구간 780곳 중 186곳(24%)에서 하루에 필요한 최소한의 작업시간이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로 유지보수에 필요한 하루 최소 작업시간은 3시간 30분이지만 186개 작업구간에서 이를 확보하지 못했고, 심지어 작업시간이 2시간 미만인 곳도 26군데였다.
이에 대해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은 민원과 야간열차 이용 수요, 화물열차 야간 운행 등으로 인해 작업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작업해야 할 선로길이와 유지보수 작업량이 늘고 있으나 보수 인력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선로 작업구간 길이는 8426㎞였지만, 올해는 9000㎞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선로 유지보수 인력은 2011년 5496명에서 올해 8월에는 5264명으로 줄었다
더우기 최근 5년 간 철도종사자 선로사고 10건 중 6건은 코레일 작업책임자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부터 올해 9월까지 발생한 총 10건의 철도종사자 선로사고 중 6건의 사고가 현장을 관리‧감독해야 할 코레일 작업책임자가 현장에 없거나 자리를 비운 사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건의 선로사고 중 6건은 코레일 작업책임자가 없는 상태에서 도급업체 작업자가 선로에 진입했다가 발생한 사고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도급업체 직원 총 8명이 사망했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한 다음날인 9월 13일 새벽에 일어난 사고도 코레일 작업책임자가 지진 점검으로 현장을 비운 상태에서 발생했다. 이날 사고로 2명의 도급업체 직원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학재 의원은 "국토부와 코레일, 공단이 선로 작업시간 확보 문제를 놓고 협의체를 구성한 만큼, 반드시 선로작업 시간을 우선적으로 확보한 뒤 열차운행 시간을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선로사고는 철도 종사자만이 아니라 승객의 안전까지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작업책임자가 현장을 비울 경우 대체인력을 반드시 배치하고, 선로에 열차접근경보장치를 확충하여 작업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입법조사처는 1억㎞ 당 철도종사자 사망자수가 영국 0명, 프랑스 0명, 이탈리아 0.6명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2.9명(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철도종사자 사고율이 해외 선진국에 비해 5배나 높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사고율이 높은 원인으로 안전의식 및 근무행태, 안전업무 외주화, 작업시간 부족을 꼽은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