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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모두 敗者인 현대차 파업, 리더십이 무너진다

기업/산업

    노사 모두 敗者인 현대차 파업, 리더십이 무너진다

    기본급 4천원 올리자고 3조원 날렸다

     

    현대차 노조가 조합원 투표를 통해 2차 잠정합의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5개월 넘게 끌어온 현대차 노사의 임금 협상이 매듭을 짓게 됐다.

    현대차 노조가 통과시킨 2차 합의안은 기본급 7만2000원 인상(기존 개인연금 1만원 기본급 전환 포함), 성과급 및 격려금 350% +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50만원 지급, 주식 10주 지급 등이다.

    이 중 기본금 인상 금액에 대해서는 해석 차이가 있다.

    현대차 노조는 개인연금 지원분 1만원을 기본급에 포함시킨 만큼, 지난 8월 26일 부결된 1차 합의안보다 기본급이 1만 4천원 인상됐다고 보는 반면, 사측은 1차합의 때 연금지원분은 기본급 인상과 동일한 효과가 발생한다고 한 만큼 4천원 인상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현대차 조합원들이 1차 합의안에 비해 더 얻은 것은 겨우 기본금 4000원 인상과 재래시장 상품권 30만원인 셈이다.

    반면 현대차 노조가 임금 교섭 기간 모두 24차례 파업을 벌이면서 한국 경제에 끼친 손실은 너무나 컸다. 현대차의 매출 손실이 3조 1000억 원, 현대차에 납품하는 1차 부품협력업체 348개사의 손실액은 1조 4천억 원으로 추산됐다.

    “기본금 4천원 올리려고 최소 4조 5천억 원을 허공에 날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다.

    게다가 조합원들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1인당 200-300만 원 정도 임금 손실을 입었음을 감안하면, 도대체 파업의 취지를 찾을 곳이 없다.

    현대차 그룹 내부의 힘이 파업으로 소진되는데다 최근에는 현대차의 품질 문제까지 도마 위에 오르며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세타II 엔진이 탑재된 2011~2014형 쏘나타를 구매한 88만5000명에게 무상 엔진 점검과 수리, 파워트레인 보증연장 등의 보상을 해주기로 합의했는데, 일각에서는 이 비용으로 최대 약 2조 90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경기 침체에다 노조 파업, 현대·기아차 품질 문제 등 온갖 악재가 터져 나오면서 현대차 그룹은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로 설정한 813만대 판매를 달성하기는커녕 지난해 판매실적인 801만 5천745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현대차는 IMF 금융위기 때인 1998년 이후 처음으로 18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현대차가 직면한 위기는 사실상 ‘리더십의 위기’라는 관측이다. 노사 모두 리더십의 한계를 보였다.

    먼저 현대차 노조는 이번 협상에서 미래 일거리 문제인 ‘임금 피크제 확대 시행’을 철회시키는 성과를 거뒀으면서도 이를 조합원들에게 효과적으로 설득시키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현대차 노조 집행부에 반대하는 분파 조직들과의 노노갈등은 1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부결사태를 야기했고, 이는 지리한 파업 속에 3조원 넘는 매출 손실을 보면서도 기본급은 1차 합의 때보다 겨우 4천원을 올리는 결과로 나타났다.

    평균 연봉 9600만원을 받는 귀족 노조의 파업이 매년 되풀이되면서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영 리더십’도 흠집이 나고 있다.

    최근 현대차 내부 직원의 고발성 폭로 사태와 세타II 엔진의 결함 논란은 정 회장이 평소 강조하는 품질경영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반응이다.

    대림대 김필수 교수는 “선진국에 비해 미래 자동차 기술이 3~4년 뒤진 현실에서 최근 현대차의 리콜, 판매부재는 물론 노조파업 등 악재가 누적되고 있고, 삼성전자의 노트7의 생산 중지 등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양대 축이 흔들리고 있다”며 “특히 자동차 산업은 뿌리부터 흔들린다는 측면에서 어느 산업보다 치명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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