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평행선 달리는 이대, '불통 정권' 도플갱어?

사회 일반

    평행선 달리는 이대, '불통 정권' 도플갱어?

    "특혜없고 총장사퇴 없다"…의혹 쏟아지지만 명쾌한 해명없어

    17일 오후 이화여자대학교 ECC 이삼봉홀에서 학생들이 최순실 씨 딸 입학 및 학점 특혜 의혹과 관련해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한형기자

     

    이화여대가 17일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딸 특혜 의혹 등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혹들에 대해 입을 열었다. 예상했던 대로 이대는 입시가 엄정하게 진행된 만큼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대 학생들, 심지어 교수들이 숱하게 쏟아내는 각종 의혹에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는 모습이 최근 미르·K스포츠재단 문제로 시끄러운 현 정권의 불통과도 일맥상통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이대 정식 해명, "특혜 없었고 총장사퇴 없다"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이삼봉홀에서 열린 '최순실 딸 특혜 논란'과 관련한 교직원 간담회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이대는 17일 오후 교수·교직원들과 학생들에게 최근 빚어지고 있는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와 관련된 일련의 의혹에 대해 정식으로 해명하는 설명회를 가졌다.

    이대 측은 "정 씨의 아시안게임 승마 금메달 수상실적은 서류에 기입돼 있지도 않았으며 평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면접 역시 모집요강에 공지된 평가방법에 따라 체육특기자로서의 자질, 역량 및 성장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또, '금메달을 딴 학생을 뽑으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고 '메달리스트가 있다. 면접위원들이 알아서 반영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경희 총장은 설명회장 입구에서 "전혀 '특혜'라는 것은 없었다"고 밝힌 뒤 "언론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이화구성원들에게 허심탄회하게 모든 것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ECC 이삼봉홀에서 송덕수 이화여대 부총장이 최순실 딸의 부정입학 및 특혜에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한형기자

     


    송덕수 부총장 역시 "입시는 매우 엄정하게 진행됐고 전혀 문제가 없고, 특혜를 준 바도 없다"고 주장했다.

    교수와 학생들은 제기된 의혹은 많지만 뚜렷한 해명이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학생들은 설명회를 마치고 황급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최 총장을 둘러싼 뒤 "이대총장 사퇴하라"를 연신 외쳤다. 학생들의 사퇴 구호는 10여분 동안 홀 바깥을 가득 매웠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교수협의회 내부문건에 따르면, 입학처장의 승마 특례 인터뷰 관련 의문부터 개정된 학칙의 소급적용 이유까지 교수들 사이에서 정 씨와 관련한 다양한 의혹들이 제기됐다.

    17일 오후 이화여자대학교 ECC 이삼봉홀에서 학생들이 최순실 씨 딸 입학 및 학점 특혜 의혹과 관련해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한형기자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이대 교수협의회의 김혜숙 교수는 "실망스럽고 해명은 되지 않았다"고 운을 뗀 뒤, "의혹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평행선 달리는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학교 측의 원론적인 답변만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대 학생들이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본관에서 82일째 농성 중이며, 이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들은 19일 오후 본관 앞에서 '최경희 총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집회 및 시위'를 연다는 입장이라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이대불통'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이삼봉홀에서 열린 '최순실 딸 특혜 논란' 간담회에 교직원들이 참석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의혹은 쏟아지고 있지만 속 시원한 해명은 없었다는 점에서 이대 사태는 최근 미르·K스포츠재단 문제로 시끄러운 현 정권의 불통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처럼 보인다.

    미르·K스포츠재단은 전경련 회원사인 대기업들로부터 800억원이 넘는 거액을 모금한 의혹을 받고 있다.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와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이 법인 설립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관련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답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 빈축을 샀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전경련 뒤에 권력이 있거나 전경련이 스스로 권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한 국민을 무시하는 저런 발언을 할 수는 없다"고 질타했다.

    지난 4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진행된 국회 법사위의 국정감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미르·K스포츠재단이 대통령 퇴임 후를 위한 것인지 총선을 앞두고 불법 정치자금 위해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영렬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은 "고발장을 살펴보고 있다"며 "수사가 필요하면 법과 원칙에 의해 진행하겠다"고 원론적으로 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 역시 '성급한 의혹제기'라며 방어에 나섰다.

    끊임없이 의혹은 쏟아지고 있지만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답변이 나오지 않는 상황. 17일, 비선실세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현 정권과 대한민국 최고의 상아탑을 자부하는 이대는 불통으로 일관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