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삼성)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삼성전자가 내부 단속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회사 운영에 관한 기밀을 누설할 경우 재정적 위험은 물론 파트너십이 파괴되고 신뢰가 깨지는 등 돌이킬 수 없는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며 입단속에 나섰다고 더 인베스터(THE INVESTOR)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삼성그룹과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 간의 지배구조 다툼 문제와 갤럭시노트7 발화 파문으로 인한 위기에 몰리면서 삼성전자가 전례 없는 높은 수준의 경고 메시지를 보내 임직원은 물론 파트너사 입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오는 27일 삼성전자의 등기이사로 등재될 예정이어서 경영권 승계와 갤럭시노트7 여파 수습이라는 매우 민감한 입지에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차기작 갤럭시S8에 대한 함구령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최근 새로운 단말기와 관련한 부품 공급 업체간 계약의 세부 내용이 유출되면서 보안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부품 협력업체 관계자는 "삼성이 갤럭시S8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고 협력업체들에 공식적으로 통보했다"며 추가적인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보안을 더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인베스터는 이 관계자의 말을 빌어 부품 공급 업체들이 삼성전자의 새로운 플래그십 스마트폰(갤럭시S8)이 출시 될 내년 2월에 맞추기 위해 부품 생산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갤럭시S8 루머 이미지
삼성전자는 상반기에는 갤럭시S 시리즈, 하반기에는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출시해 실제로는 1년마다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면서도 6개월마다 새로운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을 내놓는 것처럼 연중 브랜드 이미지를 고착시키는 전략을 취해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하고 있지 않지만 갤럭시노트7 여파를 조기에 잠재우기 위해 예년보다 빨리 출시할 것이라는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S8에 대한 입단속에 나서면서 애플 아이폰 시리즈처럼 더이상 새로운 제품에 대한 상상을 해보는 재미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앵글로 스칸디나비아 지역을 통치했던 북해제국의 크누트 대왕의 이야기에 삼성을 비유하며 삼성이 과연 힘으로 갤럭시S8의 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크누트 대왕(1016-1035)은 북해제국을 차지한 뒤 기독교로 개종했다고 한다. 하루는 신하들과 바닷가를 거닐다 밀려오는 파도에 모래가 깎이는 것을 보고는 파도에게 "나의 명령 없이는 내 땅을 한 치도 깎아낼 수 없다. 즉시 멈추라"고 명령했지만 파도는 끊임 없이 밀려왔다. 크누트 대왕은 파도에 발이 젖을까봐 자리를 피할 수 밖에 없었고, 여러 국가를 차지한 제국의 왕이었지만 스스로 파도조차 지배하지 못한 무력한 자라는 깨달음을 얻고 나약한 자신을 고백하며 경건한 기독교도가 되었다고 한다.
이 매체는 소비자를 위한 기술(consumer tech)은 다공성 사업(porous business)이라며 정보 유출의 흐름을 제어하려고 하는 것은 거대한 바다의 흐름을 제어하려는 것과 같아, 한마디로 쓸데 없는 짓(futile)이라고 꼬집었다.
삼성이 실제 정보의 흐름을 제어하기에는 많은 변수가 발생한다. 삼성 그룹에는 50만 명의 직원과 십 수 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고, 수백 개의 협력사들과 일하고 있다.
애플의 직원 수는 약 10만 명으로 매년 아이폰, 맥북, iOS 등의 소프트웨어는 물론 최근 좌초 논란이 불거진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까지 매우 민감한 개발과 사업들을 해오고 있지만 역시 정보 유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이폰7의 경우에도 전세계 곳곳에서 아이폰7의 스펙과 디자인이 유출됐고, 제품 발표일에 거의 대부분 흡사한 스펙으로 출시됐다. 제품의 흥미를 떨어뜨리기 보다 오히려 아이폰에 대한 다양한 기대감과 우려는 결국 흥행으로 이어졌다.
오히려 제품 정보의 유출이 기업에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각계 전문가와 업체, 소비자들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 정보를 기초로 대한 다양한 추측과 해석을 확대 재생산하면서 기대감으로 이어져 결국에는 제품 판매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애플이나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처럼 협력 업체들이 보안유지 의무에 대한 계약을 위반할 경우 협력 업체를 바꾸거나 막대한 벌금을 물리는 등의 방식으로 엄격한 패널티를 적용하고 있다.
차기 플래그십 모델은 4K와 VR을 지원하는 고성능의 5.1인치 '갤럭시S8'과 5.5인치 '갤럭시S8 플러스'로 출시되며 2종 모두 베젤리스 엣지 투 엣지(bezelless Edge-To-Edge) 디스플레이에 물리적 홈버튼이 사라진 디지털 홈버튼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