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3D 실크프린팅 시스템
국내 기술진이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실크단백질을 이용해 '뼈 고정나사' 등 의료기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앞으로 누에고치가 고부가가치의 의료기기 소재로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은 한림대학교와 공동으로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실크단백질을 3D 프린팅 재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바이오 3D 실크프린팅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그동안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실크단백질을 액체상태의 실크잉크로 변환할 경우 다양한 소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었지만, 실크잉크로 변환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한 바이오 3D 실크프린팅 시스템은 생체적합성이 우수한 실크잉크를 만들 수 있는 노즐과 온도 조절장치 등을 최적화했다.
왼쪽부터 실크 뼈고정판, 고정나사, 고정클립
농진청은 가장 먼저, 실크잉크를 3D 프린팅의 소재로 사용해 뼈 고정판과 뼈 고정나사, 뼈 고정클립 등을 제작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들 의료기기는 골절된 뼈가 다시 붙을 때까지 뼈를 고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뼈 고정판은 주로 금속이나 합성고분자 물질로 만들어 사용했다.
하지만, 금속 재질로 만든 뼈 고정판의 경우, 골절된 뼈가 완치된 후 이를 제거하는 2차 수술이 필요하고, 합성고분자로 만든 뼈 고정판은 생분해돼 2차 수술이 필요 없지만 뼈 고정력이 떨어지고 가격도 비싸다는 단점이 노출됐다.
이진모 농진청 농업과학원 원장은 "바이오 3D 실크프린팅 시스템으로 만든 뼈 고정판은 압축 강도와 굽힘 강도가 합성고분자로 만든 것보다 강하고 뼈 고정력도 우수할뿐만 아니라 생분해되기 때문에 2차 제거 수술도 필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실제 동물실험을 통해 실크 뼈 고정판 등을 적용한 결과, 염증이나 이물 반응 없이 효과적인 뼈 접합 성능을 보였다"고 전했다.
농진청은 바이오 3D 실크프린팅 시스템을 특허출원하고 앞으로 산업체 기술이전을 통해 내년부터 실용화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뼈 고정판의 경우 현재 1개당 30만원씩 판매되지만 실크잉크로 만들면 15만원 정도면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세계 외상 고정장치 시장이 62억 달러에 달한다"며 "우리나라는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을 통해 10% 정도의 점유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