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사고 피해를 입은 일본 후쿠시마 지역에서 2020 도쿄올림픽을 개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일본을 방문 중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19일 아베 신조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 2020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를 후쿠시마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바흐 위원장은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에서 일본팀의 첫 경기가 열리면 국제사회에 큰 메시지가 전해질 것"이라며 "아베 총리와 다른 종목의 개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지역은 바흐 위원장의 발언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우치보리 마사오 후쿠시마 지사는 "피해 지역을 배려해줘 정말 기쁘다"고 전했다.
하지만 바흐 위원장의 발언에 앞서 이미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후쿠시마 지역 개최를 계획 중에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와 소프트볼 개최 유력 후보지로 언급된 후쿠시마는 지난 2011년 3월 일본 동북부 지방을 관통한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에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특히 이 지진으로 인해 해안 인근에 있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이 누출 되는 원전 사고까지 일어났다.
아직도 이 지역은 원전 피해에서 100% 벗어났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를 치르기에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동 거리 또한 문제다. 도쿄와 후쿠시마의 거리는 약 300km에 달한다. 경기를 위해 적잖은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이때문에 일본내에서 조차 후쿠시마 지역에서의 올림픽 종목 개최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 국민도 꺼리는 지역에 세계적인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일본의 한 시민은 "올림픽을 관람하는 관중 역시 재해지와 도쿄를 왕복하고 싶지 않아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만약 개최가 결정돼도 바흐 위원장이 후쿠시마를 가겠냐"는 반응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