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 C형 간염 환자를 집단 유발시킨 다나원장 부부에게 각각 징역형과 금고형이 내려졌다.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김정석 판사는 의료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다나원장 의원 김 모(53) 씨에게 금고 4년에 벌금 1000만 원을, 김 씨의 부인인 간호조무사 김 모(51·여)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 부부는 2011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다나의원을 운영하면서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 환자 54명에게 C형 간염에 걸리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나의원은 환자들에게 다이어트, 갱년기치료, 피로회복 등의 명목으로 비타민 주사 등 기능성 영양주사를 처방하는 비만 치료 전문 병원이었다.
김 씨 부부는 환자들에게 영양 주사를 놓으면서, 주사와 연결된 고무관에 주사하는 '사이드 주사' 방법으로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했다.
또 환자의 혈액이 묻은 주사기로 다른 환자의 복부에 주사를 놓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인 김 씨는 의료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의료 행위를 했으며, 남편 김 씨는 이러한 행위를 방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피고인들은 편의만을 위해 장기간 여러 번에 걸쳐 주사기를 재사용했다"며 "무지에 가까울 정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향후 C형 간염 치료에 상당한 비용을 쓸 것이고 그 과정에서 겪을 육체·정신적 고통도 가늠하기 어려워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