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교 없이 압박만으로는 북한 바꿀 수 없다
- 이번 한미 장관 회의는 한미 결속 다지는 정도의 효과
- 미국의 핵 잠수함은 이미 90년대부터 동해지역에서 작전 수행
- 확장억제 전략협의체도 특별히 새로울 것 없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6년 10월 20일 (목)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종대 의원 (정의당)
◇ 정관용> 북핵 위협에 대응해서 한반도에 미군의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 배치를 추진하겠다,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2+2, 즉 외교 국방장관 회의 공동성명을 통해 발표된 내용입니다.
이 밖에도 이번 성명은 사드 배치, 북한 인권 상황 등 민감한 현안들에 대한 입장도 담고 있는데요. 북한은 여기에 대한 반발인 듯 오늘 아침에도 무수단 미사일 발사실험을 했죠. 물론 실패했다고 합니다마는, 군사 전문가인 정의당 김종대 의원 연결해서 이번 한미 2+2 회의 의미와 과제를 짚어봅니다. 김종대 의원, 나와 계시죠?
◆ 김종대>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먼저 오늘 발표된 2+2 회의 결과를 전반적으로 평가해 주신다면?
◆ 김종대> 이제 한미가 북한의 어떤 핵 미사일 고도화에 대한 위협을 실질적인 위협이라고 인정하고 과거에는 잠재적 위협이라고 봤습니다마는 이제는 직접적 위협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한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일단은 특별하게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한미 간의 결속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이런 정도의 조치들이 가시화됐다고 봅니다. 결국 그것의 실효성 여부는 앞으로 좀 더 검증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확장억제 전략협의체라든가 북한 인권회 같은 경우는 북한에 대한 어떤 압박의 메시지를 강하게 담고 있다고 보여져요.
◇ 정관용> 방금 북한 핵을 실제적, 직접적 위험으로 인식했다라고 표현하셨는데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걸 과거 60년대 쿠바 미사일 위기와 유사하다 이렇게 봤더라고요. 이건 어떻게 해석하세요?
◆ 김종대> 저는 좀 엉뚱한 비유라고 봅니다.
◇ 정관용> 그래요?
◆ 김종대> 쿠바 미사일 위기는 미국에게 상당히 급박하고 직접적인 위협이었다, 그래서 위기가 발생한 거 아닙니까?
◇ 정관용> 턱밑이었죠, 미국의.
정의당 김종대 의원(사진=페이스북)
◆ 김종대> 플로리다에서 그리 멀지 않은 카리브 해 쿠바 영토에다가 소련의 핵 미사일을 4개 포대를 배치하려고 했던 겁니다. 그래서 62년도에 위기가 벌어진 것이죠. 그때 핵전쟁 위기 직전까지 갔어요. 그런데 지금 그와 같은 강도 높은 걸로 비유한 건 심했다고 보고요. 지금 한반도는 지금 당장 계엄이 선포되고 비상사태가 선포돼야 되는데 그 정도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다음에 쿠바 미사일 위기와 다른 점은 뭐냐 하면 그때는 외교가 살아 있었어요. 막후 협상이 되고 있었죠. 그래서 케네디 대통령과 후루시초프 소련 서기장과의 막후 채널이 활발하게 가동이 돼서 그게 위기를 막은 건데 지금 남북한, 북미 간에는 그게 없습니다. 그러니까 위기를 관리하는 어떤 양상이나 강도나 그 패턴은 상당히 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윤 장관은 단지 좀 급박하다는 걸 굉장히 좀 충격적인 언어를 동원해서 표현한 거 아니겠느냐. 저는 레토릭이라고 봅니다.
◇ 정관용> 조금 지나쳤다 그 말이군요.
◆ 김종대> 저는 좀 지나쳤다고 봐요.
◇ 정관용> 결국 이번 2+2 회담 결과는 한미 결속의 최고조화, 아까 그렇게 평가하셨는데 확장억제 전략협의체라고 하는 거 이건 앞으로 어떻게 운영이 될 건가요?
◆ 김종대> 그런데 아까 레토릭상으로는 최고조로 결속을 끌어올린다는 의미는 있지만 실제 내용을 들어가보면 좀 모호합니다. 이미 한미 간에는 통합 국방협의체가 있고 그 산하에 확장억제전략을 다루는 위원회가 별도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이미 있어요?
◆ 김종대> 이미 있어요. 확장억제위원회는 확장억제 전략을 협의한 건 노무현 대통령 때 북한 1차 핵실험이 일어난 2006년이고 확장억제위원회가 가동된 건 이명박 대통령 초기부터예요. 그런데 위원회가 협의체로 바뀌었다, 이거 하나거든요.
◇ 정관용> 이름만 바뀐 거네요.
◆ 김종대> 그렇죠. 그래서 좀 격상시켰다, 이 의미고. 그런데 이미 한미 간에는 낮은 단계의 재래식 대응으로부터 높은 단계의 핵우산에 이르기까지 다 다룰 수 있는 회의체 위원회가 지금도 벌써 꽤 오랜 시간 가동이 됐는데 이걸 격상시켜서 협의체로 격상해서 조금 더 의미를 보여줬다, 이 뜻이지 실제로 그러면 전략이 바뀌었냐. 그건 아니거든요.
확장억제전략 자체는 4D개념이라고 해서 북한에 대한 어떤 탐지 식별, 타격하던 전략이 이미 개념은 다 골격이 돼 있고 구체적 계획까지 있어요. 그런 점에서 다분히 이것도 좀 외교적인 제스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정관용> 새로울 거 없다, 이거로군요?
◆ 김종대> 새로울 건 없습니다.
◇ 정관용> 그다음에 전략무기를 한 번 더 상시 배치. 이거는 새로운 거 아닙니까? 여기서 언급하는 전략무기는 주로 어떤 것들이죠?
◆ 김종대> 아니, 그 부분은 2+2 회담에서는 방향만 합의한 것이고 실제적으로 어떤 전략무기가 언제 배치되느냐 하는 문제는 그 뒤에 오늘 열리는, 오늘 아마 발표문을 봐야 알겠습니다만 한미국방협의체 SCM이라는 하고 연례 안보협의회의예요.
그런데 여기서 실무적인 어떤 전략무기 배치계획을 협의에 들어가면 또 난항이 예상됩니다. 새로운 무기를 즉각 배치할 여력이 되냐. 또 비용은 어떻게 분담하냐 또 상호 어떤 사전 협의 절차는 어떻게 되느냐. 이런 문제들로 인해서 이건 조금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는 문제지. 그렇게 쉽게 금방 나올 수는 있는 문제는 아니에요.
◇ 정관용> 일부 언론에서는 미국의 핵잠수함이 한반도 주변 해역에 상시 주둔하는 이런 얘기까지 하면서 사실상 한반도의 핵무장을 하는, 이렇게 해석하는 언론들이 있던데 그 가능성은 어떻게 보세요?
◆ 김종대> 그 문제는 사실 언론 보도는 그 보도대로 의미가 있는 것이죠. 그러나 핵잠수함은 벌써 와 있어요. 우리나라 동해는 미국 핵잠수함의 주요 작전 지역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주변 4대 강국의 잠수함이 다 동해에서 작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이 전략적 요충지에 핵잠수함을 상시 배치해 작전한다는 건 오래전부터 얘기고 특히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가 핵잠수함 출항기지이기 때문에 러시아 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한 미국의 잠수함 작전, 이런 활동들은 제가 알기로 90년대부터 이미 다 시행 중인 겁니다.
◇ 정관용> 이것도 그러면 새로울 게 없는 거네요?
◆ 김종대> 문제는 작전의 횟수를 높인다거나 강도를 높이는 방법이 있는데 미국은 이런 비밀스러운 핵심 전략자산에 의한 작전을 한국에 통보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확장협의체가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핵심사항은 뭐냐 하면 그런 미국의 핵심 무기가 기동하는 걸 우리한테 사전에 통보해 주느냐. 또 우리를 의사결정에 참여시켜주느냐 여부입니다.
협의체를 만들었다 하더라도 우리가 의사결정에 사전에 어느 정도 참여할 수 있느냐, 이건 숙제입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이번에 확장협의체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다는 점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 아직도 모호함으로 일관하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 정관용> 그리고 곧 이어지는 국방장관협의체에서 어느 정도 수위의 결론이 내려지느냐를 우선 가늠해 봐야 된다, 이 말씀이시죠?
◆ 김종대>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조금 아까 언급하신 미국의 핵잠수함 이미 동해에 있다, 90년대부터 와서 작전한다, 이런 말씀은 거기에는 또 핵무기가 실려 있죠?
◆ 김종대> 평소에 핵무기를 탑재해서 다니지는 않습니다마는 비상사태가 발령이 된다면 예컨대 데프콘2 상황 같은 경우는 미국이 전부 핵발사 준비 태세로 들어가는 겁니다. 그런 상황은 한반도에서 단 한 번 발령된 적이 있어요. 8.18 도끼 만행사건.
◇ 정관용> 76년으로 기억하는데.
◆ 김종대> 네. 그때 딱 한번 발령된 적이 있어서 비상사태가 아닌 평시에 핵무기 준비태세를 갖춘다는 것은 그건 뭐 미국의 전략에도 부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언제든 비상사태에는 신속하게 전환될 수 있죠.
◇ 정관용> 그러면 또 국내 일각에서 우리도 핵무장하자는 말이 나옵니다마는 그건 너무 심하니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자, 이런 주장 나오지 않습니까?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번에 그 문제까지는 논의가 안 된 거죠?
◆ 김종대> 그건 테이블 위에도 못 꺼냈습니다. 한국의 핵무장이나 전술핵 배치를 하지 않기 위해서 미국이 꺼낸 카드가 바로 확장억제협의체입니다. 그다음에 전략무기를 조금 더 자주 한반도에 투입해 주겠다는 이 이야기가 바로 한국의 핵무장에 어떤 충동을 억제한다는 이중 목적이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미국은 항상 2개의 한반도 정책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 억제력을 발휘한다는 정책과 한국이 독자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이런 걸 투 코리아(two Korea) 정책이라고. 이걸 미국은 항상 견지하는 나라니까 그런 점에서 이해하는 게 좋겠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김종대 의원의 평가를 들어보죠. 이번 한미 2+2 회의에서 나온 이런 여러 가지 대책들이 실질적으로 북핵에 대한 어떤 억제효과가 증진됐다라고 평가해도 되나요, 안 되나요?
◆ 김종대> 회의체 만든 것이 억제효과를 높였다고 어떻게 얘기하겠습니까? 그것은 하나의 어떤 방향을 제시한 개략적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이고요. 지금 북한이 관심 갖는 건 이런 회의체 하나가 더 생기느냐, 마느냐가 아니겠죠. 그게 아니라 진짜 미국이 선제공격 할 의사가 있느냐 더 넘어서 국제법적으로 용인이 안 되는 예방공격까지도 감행하겠다는 얘기냐 그다음에 미국의 첨단전략이 자국의 핵미사일을 무력화하는 쪽으로 새로운 작전이나 교리가 나왔느냐. 아마 이런 부분을 보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국방장관회담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전주곡에 불과하다고 보고 본론이 뭐냐, 이런 어떤 의문으로 나머지 회담을 지켜보고 있을 겁니다.
◇ 정관용> 그럼 국방장관 나머지 회담에서 지금 말씀하신 선제공격, 예방공격 심지어는 북한 핵무력화 공격 이런 것들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세요?
◆ 김종대> 일단은 한미 간에 기존에 이미 합의된 맞춤형 억제전략이라든가 또 확장억제전략에서는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다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미가 지금 북한에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된다는 어떤 조급함에서 다른 무엇을 내놓을 수가 있겠느냐. 저는 좀 회의적으로 봐요. 미국이 또 지금 대선과정이고. 그렇다면 북한 같은 경우는 최근에 행보를 보면 조금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 정관용> 미국 대선 끝날 때까지는.
◆ 김종대> 대선이 끝나고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이 나오려면 빨라야 내년 2월. 그다음에 상원에 장관들 인준이 끝나는 4월은 돼야 북한에 대한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끝나고 새로운 정책이 구체화될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어쩌면 북한이 지금 혹시라도 시간은 자기편이다 이런 생각을 하지는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러면 이미 선제공격이 포함된 확장억제라고 하는 기본 전략의 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그리고 추가로 내세울, 더 내놓을 것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이런 전망에 기초하면 실제 북핵에 대한 억제효과가 늘어나는 것은 아직까지는 전혀 없는 거네요.
◆ 김종대> 저는 말이죠. 이미 북한에 대한 억제력이 차고 넘치는데….
◇ 정관용> 차고 넘친다?
◆ 김종대> 사실 북한 전역을 완전히 지구상에서 없애버리는 데 얼마만한 핵무기가 필요하냐 하면 대략 4메가톤입니다. 그런데 핵무기 26발을 탑재할 수 있는 미국의 B-52 폭격기 1대가 투하할 수 있는 핵무기의 위력입니다, 이게.
그런데 거기에다 이제 잠수함 또 대륙간 탄도미사일 이런 3축 체제를 통해서 북한을 계속 압박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 또 더한 억제력을 한다 한들 이미 내성이 갖춰지고 이미 이런 긴장에 체질화된 북한이 과연 새로운 억제에 어떤 변화된 행동을 취할 수 있을까. 억제라는 게 뭡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굴복할 리가 없다, 이런 말씀이네요.
◆ 김종대> 당분간은 그렇다고 봐요, 단계적으로는.
◇ 정관용>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마지막 한 말씀.
◆ 김종대> 역시 쿠바 미사일 위기의 정신으로 되돌아가서.
◇ 정관용> 외교와 협상으로?
◆ 김종대> 외교와 압박이 균형을 달성하는 게 우선은 시급해 보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대화로 가야 되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우선은 균형이라도 맞추자..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종대>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정의당의 김종대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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